유 전 장관은 갑작스러운 노 전 대통령의 행동에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곧 단상에 올라 “축하하러 왔다가 난데없이 나왔다”며 “저도 함께 같은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짤막한 연설로 마무리했다.
유 전 장관이 연설을 마친 후 노 전 대통령은 “유시민 만나면 쓴소리 많이 들었다”면서도 “가장 어려울 때 저를 지켜줬다. 어려울 때 지켜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자 정치인이다”라며 유 전 장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식 자리에서 대표적인 친노그룹 이었던 유 전 장관에게 애정을 표시한 것은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당일 김두관 전 장관 등 다수의 친노그룹 의원들이 그 자리에 있었음에도 굳이 유 전 장관을 무대로 부른 이유에는 궁금증이 생긴다.
정계 관계자들은 이를 “노 전 대통령이 대구 지역에 출마하는 유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과 맞붙게 될 유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 같은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은 “단순한 격려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이 단상에서 내려온 후 당시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이 계속해서 “유시민”을 연호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이제 ‘노무현’ 하자”라고 말하는가 하면 당일 내리던 비가 유 전 장관이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멈추자 “유시민이 뜨니까 비가 그쳤다”고 말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