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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트니 콕스(왼쪽)는 사기꾼에게 속아 9억여원을 날렸다. 오른쪽 사진은 사기범 아브라함 압달라. | ||
투자가로 둔갑한 사기꾼들에게 당한 사람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CNN 사장 테드 터너,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지금 내부자 거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마사 스튜어트,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등 쟁쟁한 인물들이다. 전 세계 부자순위에도 당당히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들이 어떻게 이렇게 무방비로 당하고 있었던 걸까.
이런 거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다 잡힌 장본인은 아브라함 압달라. 그에겐 유명인들의 개인정보 입수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다.
먼저 경제잡지 <포브스>에 나와 있는 부자 4백 명의 리스트를 프린트한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해 생년월일부터 주소, 개인이력, 친분관계, 거래관계까지 상세히 알아낸다.
이렇게 기본 데이터를 갖추면 다음 단계로 골드만 삭스나 다른 유명 투자회사의 상호가 인쇄된 편지지를 구한다. 그리고 신용조사 기관에 자기가 유명인들을 대리하고 있으니 신용정보를 확인할 서류를 보내달라고 청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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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사기행각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거대 투자기업 메릴린치의 부도 때문. 부도 이후 여러 가지 회계감사가 이루어지면서 회계사들은 이상한 메일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1천만달러(약 1백20억원)가 억만장자들의 계좌에서 압달라의 계좌로 들어가도록 요청했다는 편지였다. 편지에 명시된 압달라란 직원은 직원명부에도 없어 결국 메릴린치 간부들은 사기꾼이 아닌지 경찰에 의뢰했던 것.
이렇게 압달라는 벌어들인 돈을 미처 쓰기도 전에 잡혔다. 그의 집에선 유명인들의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 8백여 장이 나왔고 <포브스> 부자 2백17명에 대한 상세한 조사자료가 담긴 파일이 발견됐다.
압달라와 달리 다나 지아체토는 주로 할리우드 스타가 ‘먹이’였다. 지아체토는 아예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성공한 투자가로 추앙을 받았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자신들이 번 돈을 불리기 위해 그와 친해지려 노력했다.
하지만 곧 그도 ‘말 잘하는’ 사기꾼임이 밝혀졌다. 투자하겠다고 가져갔던 돈들이 사라졌음은 물론이고 해외로 도주하려다 검문에서 잡혔기 때문이다. 당시 그의 손엔 빳빳한 돈 뭉치가 가득 든 가방이 들려있었다고 한다.
그는 결국 2000년 8월에 사기죄로 징역 5년과 손해배상금 9백80만달러(약 1백14억원)를 지불할 것을 선고받았다. 시트콤 <프렌즈>의 스타 커트니 콕스는 82만5천달러(약 9억6천만원)를, 맷 데이먼은 4백50만달러(약 53억원)을, 벤 애플렉은 3만3천달러(약 3천8백만원)을 사기당했다. 그들은 “신사 같던 그가 어떻게 그럴수가”라며 허탈감을 표시했다.
이연주 해외정보작가 kin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