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몬스터>는 2년간 7명의 남자를 살해한 레즈비언 매춘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역할을 위해 테론은 몸무게를 13kg이나 불리고 의치를 끼었으며, 얼굴에 인조피부인 라텍스를 덕지덕지 붙여 완벽한 ‘추녀’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이런 외적인 모습 외에도 테론이 연쇄살인마라는 암울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었던 것은 불우했던 유년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당시 테론은 “내 인생의 끔찍한 몬스터, 즉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이 역할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고백했다.
테론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증오이자 공포의 대상이었다. 처음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기 시작할 즈음 그는 “아버지는 제가 열다섯 살 무렵 교통 사고로 돌아가셨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놀랍게도 테론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손에 의해 죽은 것. 하루가 멀다 하고 술에 취해 들어와서는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와의 싸움 끝에 급기야 어머니가 직접 총으로 쏘아 살해했던 것이다.
사건의 대략적인 정황은 이러했다. 1991년 6월의 어느날. 그날 밤에도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돌아온 아버지는 총을 휘두르며 어머니와 테론을 죽이겠노라며 협박했고, 이에 겁을 먹은 어머니는 테론을 데리고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채 벌벌 떨고 있었다. 어머니는 한 손에 권총을 들고 방어 태세를 취했고,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던 아버지는 잠긴 문을 향해 한 차례 총을 쏘았다. 이어 그는 방으로 뛰어가 엽총을 찾았고 뒤따라온 어머니가 아버지를 쏘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 몬스터의 분장한 모습 | ||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릎 부상으로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게 되었던 테론은 할리우드로 눈을 돌렸다. 그의 데뷔에는 숨은 뒷이야기가 있다. 우연히 은행을 들렀던 할리우드의 한 관계자가 은행원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는 터프한 모습의 테론을 보고 반해 그 자리에서 명함을 건네주며 제의를 해왔던 것. 당시 고래고래 소리치는 테론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은행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고 한다.
그후 <48시간의 킬링 타임>을 데뷔작으로 여러 편의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던 테론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키아누 리브스, 알 파치노 주연의 <데블스 애드버킷>을 통해서였다. 눈부신 외모와 금발머리에 매혹된 관객들은 점차 테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고, 그후 <스위트 노벰버> <이탈리안 잡> 등으로 차차 연기력을 쌓아나갔다.
스타라는 명성에는 그에 버금가는 악성 루머 또한 따라오기 마련. 최근 불거진 테론의 ‘마약 복용’에 관한 소문 역시 그 중 하나다. 미국의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지난 2002년 한 장의 묘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주장한 테론의 마약 복용설은 아직 사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 이 사진은 테론이 길거리에서 파이프 대용으로 만든, 속을 판 사과 안에 무엇인가를 넣고 흡입하는 장면을 찍은 것.
물론 테론은 마약 복용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지만 사실 그는 파티광이다”며 이런 소문에 힘을 싣고 있다.
어쨌든 테론 역시 슈퍼스타라면 감수해야 할 ‘루머와의 전쟁’을 시작한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