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론 톤켄 | ||
10년 넘게 크고 작은 자선기금 모금 행사를 펼쳐온 톤켄은 할리우드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마당발’이다. 그의 주된 업무는 갑부나 거물들을 대상으로 각종 자선단체의 기부금을 모금하거나 선거기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는 일.
그러던 그가 지난해 12월 돌연 미 우편전신연방에 의해 사기죄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그의 죄목은 한 자선기금 모금 행사에서 거두어진 금액 중 일부인 1백만달러(약 12억원)가량을 뒤로 빼돌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0년형을 선고받을 예정이었던 톤켄의 형집행은 무슨 일인지 돌연 연기되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검찰청 및 미 사법부에서 이 사건을 재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톤켄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펼치고 있는 사법부는 “뇌물을 수수한 후 탈세한 혐의로 할리우드 및 워싱턴의 유명인사들이 줄줄이 기소될 예정이다”고 귀띔했다.
이른바 ‘톤켄 리스트’에 올라온 유명인들로는 로커 로드 스튜어트를 비롯하여 셰어, 레이 찰스, 나탈리 콜, 시트콤 <프렌즈>의 스타 데이빗 쉬머 등이 있다. 이들은 톤켄이 주최한 자선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는 대가로 일종의 ‘뒷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 톤켄은 자신의 책에서 클린턴가의 비리도 다룰 태세다. 사진은 지난 2000년 힐러리 상원의원의 기금모금 행사. 톤켄은 이 행사 당시 신고되지 않은 모금액에 대해 폭로할 예정이라고. | ||
책이 출간되기 전이기 때문에 아직 실명은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한 슈퍼스타는 행사에 얼굴을 비치는 대가로 온 가족에게 3만6천달러(약 4천만원) 상당의 유럽행 비행기의 1등석 티켓을 요구했으며, 또 어떤 정계 인사는 ‘톤켄의 여비서와 하룻밤’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게이 매춘부를 알선해 달라는 변태적인 요구를 해온 톱스타의 매니저도 있었다.
반면 이미 실명이 거론된 스타들도 있다. 데이빗 쉬머의 경우 톤켄으로부터 약 2만6천달러(약 3천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두 개를 받았는가 하면 영화배우 로잔느 바의 경우 6만달러(약 7천만원) 상당의 캐나다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인들은 이런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태여서 앞으로 책이 출간된 후 커다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톤켄은 스스로 자책하면서도 “부패의 사슬을 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때로는 유명인들의 ‘뒷돈’을 챙겨주기 위해 자신의 개인 주머니를 탈탈 털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 (왼쪽부터)로드 스튜어트,데이빗 쉬머 | ||
클린턴 부부와도 친목이 두터웠던 톤켄은 책에서 클린턴가와 연계된 비리도 폭로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톤켄이 주최했던 힐러리 로댐 클린턴 상원의원의 선거기금 모금 행사는 모금된 금액이 1백만달러(약 11억원) 이상에 달할 정도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FBI는 발표된 금액 외에도 신고되지 않은 금액이 더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톤켄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이번 책을 통해서 폭로할 예정이다.
톤켄의 폭로에 대해 클린턴측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측근에 따르면 힐러리는 “그가 책에서 내 이름을 들먹이도록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며, 책이 출간되기 전 사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좋은 일도 해서 이름도 알리고, 명성도 쌓는 동시에 뒤로는 불법으로 짭짤한 수입을 챙기고 있던 유명인사들은 오는 11월이 오기 전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이름이 이 책에 거론되지 않도록 애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