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문제의 불도저와, 갑작스런 ‘테러’에 아수라장이 된 마을의 시청 건물(아래). | ||
하지만 태풍이라니 천만의 말씀. 단 90분만에 이 마을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주범은 다름아닌 ‘불도저’였다.
평화롭기 그지 없던 어느 날 오후의 미 콜로라도주 그랜비 마을. 갑자기 시내 한복판에 탱크를 방불케 하는 불도저 한 대가 등장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나타난 이 불도저가 향한 곳은 바로 시청 건물. 전속력으로 돌진한 이 불도저는 급기야 시청 담벼락을 들이받고 말았으며, 건물의 한쪽 벽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이 ‘난폭 운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이 불도저는 방향을 돌려 시내에 있는 서점, 신문사 편집국, 상점 등 무려 12채의 건물을 무너뜨렸고, 이를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 불도저의 ‘습격’으로 난장판이 된 상점과 가정집, 공장들. | ||
이 운전자의 이름은 마빈 헤마이어(52)였으며, 시 행정부를 향한 일종의 복수극으로 이런 일을 꾸몄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시를 상대로 복수심을 갖게 된 것은 4년 전 한 재판에서 패했던 데서 비롯되었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헤마이어는 4년 전 자신의 상가 옆에 시멘트공장이 들어서자 “장사에 방해가 된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법적인 절차를 밟았지만 시는 그의 의견을 무시해버렸던 것.
이에 장사가 잘 안되자 모든 탓을 시로 돌렸던 그는 마침내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