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란 ‘복장’을 뜻하는 ‘코스튬(costume)’과 ‘놀이’를 뜻하는 ‘플레이(play)’의 합성어로,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대중스타나 만화주인공과 똑같이 분장하여 복장과 헤어스타일, 제스처까지 흉내 내는 놀이다. 사실 일본에서도 최근까지 코스프레는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마니아가 많은 아키하바라에만 있던 코스프레 찻집이 이제는 일본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고, 코스프레 의상을 빌려주는 러브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코스프레를 섹스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수단으로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주간지
여대생인 T씨(21)는 “요즘에는 게임센터의 스티커 사진기 코너에 의상이 있는 곳도 많이 있어서 그런지 전혀 거부감이 없다”고 말하며 자신의 ‘코스프레 섹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막 고등학교 졸업한 직후로 교복차림이 보고 싶다기에 입은 것뿐이었지만, 나중에는 같이 의상을 사러가기도 했다. 함께 메이드(하녀) 복장을 산 후 남자친구가 금방 흥분을 해서 곧바로 남자친구 집에 가서 섹스를 했다. 그 후에도 차이나 드레스나 여러 가지 의상을 입었는데 남자친구는 정말로 코스프레를 좋아하는지, 코스프레 섹스를 할 때는 절대로 옷을 벗기지 않는다.”
또한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달리 코스프레는 단지 남자들만의 환상은 아닌 듯 다음과 같은 여성도 있다. 학생인 H양(19)은 자신이 먼저 코스프레 섹스를 제안했다고. “지금의 남자친구는 내가 먼저 간호사 복장이나 교복을 입고 어리광을 부리지 않으면 코스프레 섹스를 할 수 없다.”
전화방에서 만난 원조교제 상대와 처음으로 코스프레 섹스를 하게 된 것이 계기라는 그녀. 그러나 현재의 남자친구는 코스프레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여서 일단 ‘서로 고등학교 때의 교복을 입어보자’고 꼬드기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하지만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면 옷을 전부 벗어버리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웃음). 그는 코스프레 섹스가 아니라 그냥 섹스를 원하는 것 같다”는 그녀는 요즘 남자친구에게 코스프레를 교육중이라고 한다. 농구부의 선배와 후배 매니저라는 설정으로 대본을 쓰고 있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프레 의상은 무엇일까?
20~30대 회사원은 단연 OL(여사원)을 첫번째로 꼽았다. 이어 차이나 드레스, 간호사, 여고생 등의 의상이 순위에 올랐다.
10~20대의 젊은층에서는 레이싱걸이 1순위에 올랐으며, 여고생, 간호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10~20대에서도 코스프레 마니아들은 만화캐릭터인 ‘쵸비츠’ 의상을 최고의 코스프레 의상으로 꼽았다. 여사원이나 간호사, 스튜어디스 등 회사원과 젊은이에게 인기가 있었던 ‘현실적 존재’들이 마니아에게는 전혀 어필하지 못한 것.
집단에 따라 이러한 성향의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여고생은 모든 집단에서 높은 순위에 올랐다. 계층과 나이를 막론하고 많은 남성이 롤리타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