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약점을 찔러라
동기들 중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A씨. 그런 그가 직속상관인 부장을 퇴출시키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된 것은 부장과 B양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파견사원이던 B양은 부장의 잡다한 일을 도맡아 했다. 처음에 부장이 가볍게 시작한 성희롱이 점점 발전해가면서 두 사람이 불륜관계라는 소문까지 나오게 됐다. 더구나 누군가 부장에게 그에 대해 묻자 ‘서로 성인이고,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부장의 애매한 대답으로 인해 B양이 불륜설은 기정사실이 됐다. 소문에 상처받은 B양은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끝내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그리고 복수를 결심한 A씨가 준비한 것은 ‘B양의 이름으로 된 성희롱에 대한 내용증명 세 통’ ‘의사의 진단서’ ‘초소형 녹음기’였다.
우선 A씨는 포기하려고 하는 B양을 설득해서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작성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그 내용증명과 의사의 진단서를 부장과 인사담당자, 사장에게 보냈다. A씨는 철저하게 배후에 있으면서 B양이 혼자 하는 일로 보이도록 했다.
그 후 부장은 갑자기 긴급출장을 가게 됐고, 사장과 인사담당자가 찾아와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A씨는 B양에게 그녀가 퇴사하기 전에 부장의 사죄와 헛소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도록 했다. 그리고 사장이 ‘나는 상관없지만, 부장이 뭐라고 할지…’라고 말하는 것을 녹음했다.
하지만 B양의 퇴사 전날까지 회사측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사장이 말한 ‘나는 상관없지만…’이라는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내용증명과 그 후의 경위를 모두 문서화했다. 그리고 전 사원에게 돌렸다. 그 정도로 일이 커지자 부장도 무사할 수는 없었다. 그 후의 정기인사발령에서 부장은 지방에 있는 지점 준비실로 쫓겨나게 됐다.
결국 주모자인 A씨는 한 번도 밖에 드러나지 않은 채 상사를 퇴출시킬 수 있었다.
뭉치면 강해진다
“부장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담당을 바꾸는 등의 일을 일삼는 사람이었다. 그럴듯한 이유를 대서 프로젝트에서 제외시킨 것도, 결국에는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이유.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리 부서에서도 유능한 선배가 그런 일을 당하자 어떻게든 퇴출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결심한 C씨가 가장 처음으로 한 행동은 동지를 모으는 것이었다. C씨가 있는 기획부는 20명 정도의 인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선 그 중에서 평사원인 6명에게 상담을 했다. C씨의 예상대로 모두 비슷한 피해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 함께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들이 결의한 작전은 ‘노조 시간차 공격’이라는 것이었다. C씨의 회사는 노조의 발언력이 상당히 강해서 인사에 관여를 할 정도였다고. 그런 사내의 분위기 때문에 위의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방법의 특징은 많은 인원이 노조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항의의 주체가 개인이었다는 점이다. 일단 한 사람이 노조 사무실에 가서 문제를 제기한다. 일주일 후,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사내 메일로 분노를 토로한다. 계속해서 5일 후에 세 번째 사람이 다시 메일을 보내고, 열흘 정도 간격을 둔 후 이번에는 4~5명이 조합 사무실로 찾아간다. 하지만 모두 ‘개인’적으로 간 것처럼 보이도록 시간차를 두는 것으로 효과를 높인 것. 3주 동안 5명이 랜덤으로 찾아갔지만, 남은 2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노조에 문제를 제기하면 반드시 그 부서에 비밀리에 조사를 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나머지 두 명은 그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남겨두었다. 또한 연기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모자인 나와 나머지 한 명이 그 일을 맡았다.”
결과는 예상보다도 빨리 찾아왔다. “두 달 정도 지난 후, 부장은 관리부로 이동되었다. 관리부는 사내에서 유명한 좌천부서. 하지만 부장은 끝까지 ‘현장은 이제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부탁했다’고 변명하는데 웃음을 참느라 힘이 들었다.”
인사권자를 움직여라
D씨는 본인이 일하는 콜센터에 새로운 소장이 부임해오자마자 일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실적을 올려도 전혀 평가를 해주지 않고 주의만 줄 뿐이었다. 불만이 접수되면 내용을 듣지도 않고 내 지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돌아왔다. 정작 본인은 근무시간중에 계속 휴대폰으로 사적인 통화를 했다. 근무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서 오퍼레이터들에게는 전원을 끄도록 지시하고 있다. 오퍼레이터들이 반발하는 것도 당연한 일. 일일이 변명을 하는 것에 지쳤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D씨는 소장과 직접 담판을 짓기로 했지만, 소장은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화를 냈다. 더욱 상황이 악화될 뿐이었다. 그와 동시에 D씨는 오퍼레이터의 신뢰도 잃게 됐다. 오히려 소장이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게 된 것. 그 때문에 오퍼레이터들의 의욕이 떨어져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D씨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회사에서 불안함을 느끼게 되자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진단은 우울증. 일이 이렇게까지 되자 D씨는 회사의 임원에게 이 문제를 상의하기로 결심했다.
“다행스럽게도 그 임원과는 친한 사이여서 함께 술을 마시러 갔다. 갑자기 상사의 욕을 하기보다는 ‘요즘 일이 잘 안 된다’고 돌려서 말하는 것을 택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그 임원도 소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은 듯했다.”
그 임원은 즉시 영업소에 시찰을 나왔다. 소장은 평소와는 다르게 열심히 일하는 척했지만, 숫자를 보면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확연한 사실. 즉각 임원은 소장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 후 소장은 좌천됐다.
D씨는 “마침 정기인사 기간이어서 운이 좋았다. 상사를 퇴출시키고 싶다면 정기인사 기간 2~3개월 전이 가장 좋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