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국의 히드로 공항이나 워털루 역에는 특수 임무를 띤 잠복 경관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임무는 입국자들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 특히 어린이와 함께 입국하는 어른들을 감시하고 있는 이들은 만일 어린이의 행동이 수상할 경우에 한해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아동 성매매만을 전문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은 영국 경찰 산하의 ‘아동학대조사반’. 현재 이곳에서는 4백68명의 경찰들과 1백50명의 지원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무려 2천9백만파운드(약 6백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서 그 규모만큼이나 영국 경찰들의 아동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열의 또한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어린이 성노예들은 대부분 동유럽이나 아프리카 소녀들이다.” 베리 존스 경관의 말이다. 그는 또한 “거의 대다수가 ‘영국에 오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악덕 포주들의 꼬임에 넘어가 영국으로 왔다가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발적으로 성을 팔기 위해 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한다.
얼마 전 히드로 공항에서 한 남자와 함께 입국하다가 체포된 나이지리아 출신의 소녀 역시 그런 경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짙은 화장과 미니 스커트를 입은 모습이 대번에 수사반의 눈에 띄었던 이 소녀는 자신이 여덟 살이라고 말했다. 또한 함께 입국한 아저씨를 가리켜 ‘부모님의 친구’라고 말하며, 함께 2주 동안 휴가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어째 남자들을 대하는 행동 또한 또래의 아이들과 달랐던 소녀는 결국 수사반의 레이더망에 걸렸고, 결국 짐을 수색한 결과 놀라운 물건들이 발견되었다. 아이의 것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야한 속옷이 여러 벌 발견되었던 것. 조사 결과 이 소녀의 실제 나이는 열두 살이었으며, ‘부모님의 친구’라고 했던 동행남 역시 사실 포주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이 소녀는 수사팀에 의해 구조되어 보호소로 보내졌으며, 후에 털어놓은 바에 의하면 놀랍게도 부모님이 직접 포주에게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에 도착하면 직업을 구해주겠다”는 포주의 말에 속아넘어갔던 소녀는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울먹일 뿐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수사팀이 이처럼 히드로 공항에서 감시하는 어린이들은 하루에 수백 명 정도. 최근 급격히 늘어난 적발 건수에 그 어느 때보다 바빠진 수사팀은 “그 사례 또한 다양하다”며 혀를 내두른다.
가령 얼마 전 각각 여섯 살, 여덟 살 먹은 소년 소녀와 함께 입국한 스와질랜드 출신의 한 박사는 리버풀 대학의 초청으로 대학에서 열대병을 연구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 밝히면서 직접 증빙 서류까지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아이들을 모두 자신의 자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 끝에 밝혀진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수사팀의 끈질긴 탐문에 두 손을 든 그는 결국 자신이 포주임을 시인했으며, 두 아이는 모두 성매매를 위해 입국한 것이라고 털어놓은 것. 현재 그는 기소되어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직접 어린이를 데리고 입국하는 경우 외에도 어린이와 성매매를 하기 위해 입국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이와 같은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수사팀에 의해 적발된 25세의 한 미국인 여행객 역시 그런 경우. 인터넷으로 만난 한 14세 소녀와 성관계를 맺기 위해 입국했던 그는 결국 수사반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된 후 강제 추방되었다.
영국 경찰의 이런 피나는 노력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게 될지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