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ABC뉴스 ‘프라임타임 라이브’의 앵커 다이앤 소여(오른쪽)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와 딸 첼시에게 용서를 빌었다”고 고백한 클린턴. | ||
‘질병은 인생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교사’라고 했던가. 제아무리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을 지녔다 할지라도, 또 남부럽지 않은 부를 지녔다 할지라도 건강하지 못하다면 말짱 헛일. 한때 세계 제일의 권력은 물론이요, 수많은 절세미인을 품에 안으면서 염문을 뿌려왔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58)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9월 심장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고 다시금 건강을 회복한 클린턴은 현재 별다른 일정 없이 부인 힐러리 여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면서 병원에 입원한 후 5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던 클린턴은 그후 입버릇처럼 “수술 후 내 인생은 바뀌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다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족에 대한 클린턴의 마음가짐이다. 얼마전 ABC 뉴스 ‘프라임타임 라이브’의 앵커 다이앤 소여와의 인터뷰에서 수술 후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클린턴은 “‘지퍼 게이트’로 속이 새카맣게 탔던 부인 힐러리와 딸 첼시에게 수술 후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고 전했다.
그가 이처럼 용서를 다짐했던 것은 수술 직전 겪었던 알 수 없는 ‘공포심’ 때문이었다. 수술이 시작되기 전 수술대 위에 누워있던 클린턴은 한없이 밀려드는 죽음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어쩌면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음이 약해졌던 그는 그러나 곧 힐러리와 첼시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안도감을 찾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죽음을 연상케 하던 눈앞의 이미지가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자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그때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가족들에게 못할 짓을 했었는지 말이다.”
생과 사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와중에 마침내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고 덧붙인 클린턴은 그후 보다 좋은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될 것을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술 후 병실로 들어온 힐러리를 본 클린턴의 눈에는 마침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힐러리에게 “여보, 그동안 미안했어. 이제부터는 정말 믿음직스러운 남편이 되도록 약속할게”라고 맹세한 그는 죄책감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런 클린턴의 모습을 본 힐러리 역시 마음의 동요가 일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한 측근에게 “남편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경험을 한 게 분명하며, 이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과연 그동안 잊을 만하면 터져 나왔던 크고 작은 클린턴의 염문설이 이번 수술을 계기로 정말 마침표를 찍게 된 걸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추문 없이 잠잠한 것이 사실이지만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그의 바람기가 다시 고개를 들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