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버-오스터 커플의 결혼식. | ||
첫사랑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바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부인이었던 도나 하노버(53)를 들 수 있다.
지난 2002년 16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이혼 도장을 찍었던 하노버는 그후 고교시절 애인이었던 에드 오스터(52)를 만나 다시금 사랑에 빠졌다. “우리가 다시 만나기까지 무려 34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던 하노버는 얼마 전 캘리포니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스터와 결혼에 골인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우연히 고교동창회에 참석했다가 다시 만난 이들은 둘 다 이혼의 아픔을 딛고 새출발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다.
특히 줄리아니 전 시장의 여성편력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고, 또 결국 그 때문에 이혼을 했던 하노버는 “적어도 오스터는 자신의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그와 나는 서로를 묶어주는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며 신뢰를 나타냈다.
한때 화제가 되었던 이들의 결혼식은 곧 미국에서 점차 트렌드화되고 있는 ‘동창찾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하노버는 결혼 직후 마치 ‘첫사랑 전문가’라도 된듯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있으며, 오는 밸런타인데이에 즈음하여 자신과 오스터의 러브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회고록 <돌아온 내 남자친구(My boyfriend’s Back)>를 출간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고교시절 또는 대학시절의 풋사랑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오하이오대의 안드레아 베이커 사회학박사는 “이러한 현상은 결혼에 실패한 중년들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자 하는 데서 주로 기인한다. 다시 말해서 순수했던 고교시절의 사랑이라면 적어도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고교시절의 풋사랑을 찾아 나선 사례는 50대 이상의 이혼 경험이 있는 중년들이 가장 많았으며, 인터넷 통신의 발달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동창찾기 사이트’로는 ‘classmates.com’ ‘reunion.com’ 등이 있으며, 각각 3천8백만 명, 3천4백만 명의 회원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중 ‘classmates. com’의 경우 지금까지 옛사랑을 찾는 데 성공한 회원수는 약 1천4백만 명 정도에 달하고 있으며, 미혼인 경우 대부분 연인 사이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옛사랑을 찾았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0년부터 첫사랑을 찾아 연인으로 발전한 커플들 중 82%가 결혼에 골인하긴 했지만 이중 74%는 결국 다시 이혼의 씁쓸함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내 중년들 사이에 불고 있는 ‘첫사랑 찾기’ 열풍은 좀처럼 시들지 않고 있는 상태.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을 찾는 일이 더욱 쉬워지자 심심풀이로, 혹은 적극적으로 추억 속의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