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두 아들 윌리엄, 해리 왕자의 다정했던 한때. | ||
하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결혼 발표를 한 직후 영국 왕실은 물론 영국인들로부터 점차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하자 한시름 놓은 이들은 차분히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은 듯싶다. 이들의 결혼에 걸림돌이 될 진짜 ‘숨은 복병’이 있기 때문. 바로 윌리엄 왕자(22)와 해리 왕자(20)가 그렇다. 표면적으로는 “아버지의 결혼에 적극 찬성하고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이들의 속마음도 그럴까.
이에 “그렇지 않다”고 한 왕실 측근은 단호하게 말한다.
형인 윌리엄이 별다른 이의 없이 묵묵히 지지를 보내고 있는 반면 해리 왕자는 노골적으로 아버지에게 ‘배신자’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 더 나아가 결혼식에조차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고 있는 통에 찰스 왕세자의 심기가 썩 편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해리 왕자가 이처럼 아버지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는 의혹은 찰스 왕세자가 공식적으로 결혼을 발표한 후 처음 열렸던 왕실 미사에 불참석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늘 참석했던 그였기에 이러한 행동은 아버지의 결혼에 대한 간접적인 반대 의사로 비쳐졌다.
한 측근은 “평소 볼스를 싫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볼스와 함께 있으면 행복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못 이기는 척 받아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단지 ‘첩’으로서였지 ‘새엄마’로서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또한 평소 “절대로 너희들 엄마를 버리고 재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약속했던 것과 달리 아버지가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자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아들 앞에서 한 맹세를 깨고 죽은 엄마를 배신한 것”이라며 거칠게 항의한 해리는 “아버지가 결혼을 하든 말든 개의치 않겠다. 단 결혼식장에서 날 볼 수는 없을 것이다”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첫째 윌리엄 왕자(왼쪽), 둘째 해리 왕자 | ||
이처럼 해리 왕자가 아버지의 재혼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윌리엄 왕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 물론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축복은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여기에는 그의 왕위 계승에 대한 두려움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왕위계승서열 2위인 그에게 젊은 나이에 왕좌에 오른다는 것은 심한 부담이라는 것.
아닌 게 아니라 엘리자베스 여왕(77)이 서거했을 경우 첩을 두고 있는 미혼의 아버지가 왕위를 계승한다면 영국인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치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하고, 이럴 경우 찰스를 건너 뛰고 자신이 바로 왕좌에 올라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직은 ‘책임감’보다는 ‘자유’를 누리고 싶은 젊은 왕자에게 이런 시나리오는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런 계산 속에 마지 못해 아버지의 재혼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윌리엄 왕자의 속은 어쩌면 시커멓게 타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