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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충격적인 것은 문제의 장소가 바로 일본의 인기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베어 파크’란 점에 있다.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베어 파크’의 잔혹한 실상이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와 일본의 비영리 동물보호단체인 ALIVE에 의해 폭로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지만 정작 일본인들을 비롯한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성룡과 같은 인기 스타가 ‘베어 파크 반대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최근에 들어서부터이다.
현재 일본에서 운영 중인 ‘베어 파크’는 노보리베쓰, 아소, 오쿠히다 등 모두 8곳. 이 중 죠잔케이 파크는 동물보호단체의 압력과 시민 운동으로 얼마 전 급기야 문을 닫고 말았다.
약 8백 마리의 곰들이 방사되어 있는 이곳에서 곰들이 하는 일은 놀랍게도 관광객들에게 ‘먹이를 구걸하는 일’이다. 사료라고는 거의 구경도 못하는 데다가 순전히 관광객들이 던져 주는 먹이에 의존해야지만 겨우 한 끼를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경쟁’ 또한 심하다는 데 있다. 콘크리트 우리 안에 갇혀 지내는 곰들의 수는 무려 60마리 정도. 군집생활을 하면서 하루에 수십 km씩 이동하는 곰들의 습성상 가장 이상적인 환경은 농구 코트만한 우리에 10~20마리가 적당하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분명 열악한 환경임에 틀림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굶주림에 지친 곰들이 먹이를 받아 먹기 위해 벌이는 ‘사투’는 가히 목숨을 건 싸움 수준이다. 서로 물고 할퀴고 싸우는 것은 기본이요, 심한 경우 새끼곰들이 힘센 곰들에게 잡아 먹히는 불상사마저 발생한다.
| ▲ 영화배우 성룡 | ||
그렇다면 이들은 왜 곰들을 굶기고 있는 것일까. WSPA는 “일부러 굶겨서 싸움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재미있는 구경거리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뿐만이 아니다. 콘크리트 바닥에 자연 환경이라고는 거의 전무한 곰들의 우리 상태 역시 처참하기 그지없다. 얼마 전 직접 ‘베어 파크’를 방문한 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성룡은 “마치 감옥을 연상케 한다”며 씁쓸해 했다.
비바람을 피할 적당한 은신처마저 턱없이 부족한 탓에 대부분의 곰들은 그냥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기 일쑤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하루 종일 직사광선 아래 누워 있다가 탈진하는가 하면 관광객들의 시선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한시도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가 없다.
한편 일부 ‘베어 파크’에서는 불법으로 곰을 도축한 후 웅담이나 털가죽, 또는 통조림을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런 베어 파크의 환경은 일본 정부와 일본 동물원협회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본조건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이에 이미 12년 전부터 동물보호단체가 일본 정부에게 동물보호법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태.
하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성룡을 비롯한 일본 내 유명인사들의 적극적인 캠페인으로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죠잔케이 파크가 문을 닫은 데 이어 노보리베쓰 파크 역시 곰들을 수풀이 우거진 자연환경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성룡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며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의 목표는 바로 일본 내의 모든 ‘베어 파크’를 문닫게 하는 것.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 대만, 홍콩, 인도 등지에서 동물 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의 열의가 효과를 거둘지 지켜보아야 할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