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굳은 표정의 나카니시 의원. | ||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3월10일 새벽 2시경이었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나카니시 의원은 도쿄 롯본기의 대로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에서 혼자 걷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지나가던 여성(22)에게 다가가더니 이 여성을 벽으로 밀치고는 다짜고짜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만졌다고 한다.
경찰에 체포될 당시 나카니시 의원은 지하에 있는 한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술집도 평범한 곳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간판도 없이 지하에서 영업하기 때문에 단골손님이거나 소개를 받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가게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접대하고 손님이 원하면 2차도 가는 곳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술에 취해 우연히 들어갈 수 있는 종류의 술집은 아니라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의견이다.
도쿄 아자부의 경찰서로 간 나카니시 의원은 당시 의원배지나 신분증 등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의원인 나카니시 가즈요시”라고 자신을 밝히고 “불체포특권이 있다”고 말해 한때 경찰서가 발칵 뒤집어졌다. 하지만 불체포특권은 국회 밖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경찰 조사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죄송하다. 내가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 믿을 수 없다.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그 후 피해여성과 합의해 고소가 취하되어 체포된 지 18시간 후인 10일 저녁 8시에 풀려났다.
이 체포 소식은 금방 퍼져나갔다. 다음날 오전 그가 소속한 가메이파의 사무실에서는 변호사를 보내 의원직을 사퇴하도록 요구했다. 나카니시 의원도 순순히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나카니시 의원이 소속된 가메이파의 사무총장은 “아침에 기자로부터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새벽까지 술이나 마시고 다니다니 믿을 수 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나카니시 의원의 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높은 사람 앞에서는 아주 예의바르지만, 자신보다 낮은 사람에게는 막말을 하며 함부로 대하고는 했다. 와세다대학 시절에도 여성과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 처음으로 도의원에 출마했을 때에도 취재차 온 여성기자가 돌아가자 ‘예쁘다. 하고 싶다’고 모두가 있는 데서 이야기했다. 또한 원래부터 가슴이 큰 여성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성추행 사건은 이런 그의 성적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를 잘 아는 사람에 의하면 “함께 걷고 있는데 야한 차림의 여성이 지나갔다. 그러자 나카니시는 ‘저 여자랑 잔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운전 중에 길을 가는 여성을 쳐다보다가 사고를 낸 적이 몇 번이나 있다’고도 이야기했다”는 것.
또한 나카니시 의원의 술버릇에 대해서도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회의가 술자리로 이어지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는 ‘술을 마시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있었다. 옆에 여성이 있으면 억지로 옷을 벗기려고 하거나, 자기가 옷을 벗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가 국회의원이 됐을 무렵부터 ‘언젠가는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 수군대곤 했다.”
나카니시 의원은 “자민당의 젊은 희망”이라 불리지만, 국회에서 다른 사람이 발언할 때 야유를 보내는 등 품위 없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국회에서 발언한 네 번의 질문은 대부분이 민주당을 대놓고 비난하는 내용으로, 그나마도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아 망신을 당한 일도 있었다고.
나카니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으로 여성을 상처주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렸다. 책임을 통감해 국회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고 밝히며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마셨다. 지금은 단지 근신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다. 앞으로의 일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평생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각오를 비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