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민 2세 대졸 고학력자 뉴 알카에다를 주목하라
지난주 런던에서 발생한 처참한 연쇄 테러로 영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과연 테러의 배후에 ‘알카에다’가 놓여져 있는가에 온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추측은 테러 발생 두 시간 뒤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라온 성명서로 인해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자신들을 ‘유럽 알카에다 비밀조직’이라고 밝힌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이슬람 형제들이여, 기뻐하라. 아랍 형제들이여, 기뻐하라. 우리의 영웅들이 오늘 런던을 공격했다. 이제 전 영국이 공포와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덴마크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이라크 파병국들에게 계속해서 경고를 보낼 것이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문제는 이 성명서가 육성 테이프가 아닌 서면이기 때문에 과연 이 단체가 알카에다와 직접 연관되어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기존의 알카에다와는 사뭇 다른 점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만천하에 자신들이 건재함을 보여준 진짜 알카에다일까. 아니면 새롭게 급부상한 제2의 또 다른 테러 조직일까. 이에 현재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소위 말하는 ‘신 알카에다족’이 활동을 시작했다. 알카에다가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성명서를 가장 먼저 발췌했던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에 주목했다. 먼저 “아랍 형제들이여, 기뻐하라”고 밝힌 부분에서 왜 ‘아랍 형제’를 거론했느냐는 것이다. 비록 알카에다가 아랍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장단체라고는 하지만 지금껏 활동대원들을 모집할 때 아랍이건 유럽이건 심지어 미국이건 출신국보다는 오로지 이들이 과연 ‘충직한 이슬람교도’인가에만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다. 즉 인종적인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은 기존의 알카에다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성명서가 발표된 시기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발생했던 테러를 살펴보면 그 규모가 클수록 알카에다의 공식적인 반응이나 성명서는 늦게 발표되었기 때문. 다시 말해서 두 시간 만에 자진해서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는 것은 알카에다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 알카에다족’이란 무엇인가. 이들이 기존의 알카에다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우선 출생지와 젊은 나이에 있다. 알카에다 테러범들이 대부분 아랍 출신이었다면 이들은 이민 2세대라는 것. 다시 말해서 국적 또한 중동 지역이 아닌 영국, 프랑스 등 다양하며, 서방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대학 졸업까지 마친 고학력자인 동시에 ‘평범한 시민’이라는 점이다.
이에 한 런던 경찰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수사망에서 아예 제외되거나 혹 중동 지역으로 출국을 한다 하더라도 검문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대다수가 전과 기록이 깨끗하기 때문에 ‘위험 인물’로 지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인 스스로 “내가 바로 알카에다 조직원이다”고 떠들고 다니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알카에다 조직에 흡수된 것일까. 알카에다의 조직 형태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부터였다. 비록 미국 심장부를 향한 대범한 공격을 통해 하루 아침에 전세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했지만 알카에다는 그 후 미국의 맹렬한 공격으로 훈련기지였던 아프가니스탄을 잃고 말았다. 기지가 붕괴되자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곧 ‘각개 전투’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에 뿔뿔이 흩어진 일명 ‘알카에다 세포조직’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신병’들을 모집하거나 양성하기 시작했다.
가장 접근하기 쉬웠던 대상은 바로 서방국가에 불만을 품고 있는 거리의 부랑아들이나 반항심으로 가득한 젊은 아랍계 급진주의자들이었다. 가령 영국 경찰이 이번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한 범인의 경우에도 첫째, 런던에서 태어난 영국 국적 소유자며, 둘째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고등학력자인 동시에, 셋째 영국에 불만을 품고 대학 졸업 후 파키스탄 등 아랍국으로 유학을 떠난 20대의 남성인 것.
이렇게 되자 이들 ‘세포조직’들과 알카에다 중앙부와의 연결이 느슨해진 것 또한 물론이다. 조직이 보다 유동적으로 변화된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 직접적으로 알카에다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 단지 지하드의 철학과 사상에 동조하면서 대미 전쟁을 비롯해 더 나아가 반이슬람 국가에 대한 테러를 국지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천편일률적인 전술보다는 독자적인 활동과 전술이 늘어나자 테러가 발생할 경우 해당국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런던 경찰 관계자는 “이번 테러에 알카에다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런던 테러 역시 ‘신 알카에다족’들의 소행인 걸까. 죽은 자의 절규가 런던 중심가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
“뼈만 남았다” 입방아…아리아나 그란데 반응은?
온라인 기사 ( 2024.11.26 18:32 )
-
미세스 그린애플 X 니쥬가 부른 ‘점묘의 노래’ 반응 대폭발…니쥬는 ‘실력 재평가’에 반등
온라인 기사 ( 2024.07.11 08:52 )
-
할리 베리 ‘털털녀’ 변신에 팬들 ‘헉’
온라인 기사 ( 2024.10.02 11: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