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론 브란도의 영화 <대부> 출연 장면. 오른쪽은 말론 브란도의 ‘정신병’을 폭로한 에스더 앤더슨. | ||
에스더가 말론을 만난 것은 1966년 런던의 한 스튜디오였다고 한다. 당시 42세던 <대부>의 대스타 말론은 찰리 채플린과 소피아 로렌과 함께 영화 <홍콩의 백작부인(A Countess From Hong Kong)>을 찍고 있었다. 이때 스무 살 처녀 에스더가 스크린 테스트를 받기 위해 말론이 있는 촬영장을 방문했다. 말론은 에스더에게 관심을 보였고 그녀에게 러브노트와 선물을 안겨 주는 등 로맨틱한 접근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12년 동안 사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에스더는 말론에게서 이상한 행동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말론은 동료배우들을 아주 꺼려해 그들이 TV에 나오면 침을 뱉곤 했다고 한다. 말론이 가장 혐오했던 배우는 로렌스 올리비에와 그레타 가르보였다고 한다. 찰튼 헤스튼 또한 극우 보수주의자라면서 무척이나 싫어했다고 한다.
말론과 에스더의 본격적인 관계는 말론 브란도가 에스더를 할리우드로 데려가면서부터 시작됐는데 두 사람은 곧 동거에 들어갔다. 당시 말론 브란도는 개 두 마리와 오셀롯을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었다고 한다.
“하루는 말론 브란도가 바닥 밑에 쥐가 있다는 걸 알자 그들을 구하기 위해 박스에 넣은 후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오븐 위에 올려 놨다. 그런데 가정부가 실수로 열의 강도를 높여 그들을 죽였는데, 이때 말론은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엉엉 울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대하는 것을 즐겼고 사람들의 약점을 잡아 계속 물고 늘어지곤 했다고 한다. 에스더가 친정 아버지와 별로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자 이를 빌미로 그는 에스더를 집에 가둬 놓고 “만약 네가 집을 떠난다면 너를 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말론 브란도는 성적으로도 독특한 취향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에스더에게 “다른 여자 한 명을 끼워 셋이서 섹스를 하자”고 계속 제안을 했고, 에스더는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에스더는 그가 다른 두 명의 여자와 같이 성관계를 갖고 있는 현장을 목격해야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굉장히 심하게 싸웠다. 프랑스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말론은 버터를 바르는 칼을 에스더의 코에 밀어 넣으려고 했다고 한다. 1969년 심란한 에스더는 말론 브란도의 탈의실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에스더가 깨어나자 그는 “네가 정신을 잃고 있었을 때 섹스를 했다”고 허풍을 떨었다고 한다.
말론 브란도의 가장 큰 잔인함은 에스더가 그들의 아이를 유산하고 나서 나타났다고 한다. 몇 년 후, 말론이 에스더에게 자신이 타히티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아이의 사진을 보여 주며 “이 아이의 이름이 쉬엔느”라고 말했다고 한다. 쉬엔느라는 이름은 에스더가 유산한 아이에게 붙여 주려고 했던 이름이었다고 한다.
말론 브란도는 집착이 아주 강한 사람이기도 했다고 한다. 에스더는 1991년 말론이 자신의 아들 크리스천에게 쉬엔느의 애인 대그 드롤렛을 죽이라고 시켰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에스더는 말론이 타히티에서 집을 사는 것을 막았던 드롤렛의 아버지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했다고 말한다. 크리스천은 드롤렛 가문에 총격을 가해 5년 동안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 에스더는 “마피아적인 스타일에 빠진 말론은 드롤렛가를 없애 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그 작업에 아들 크리스천을 이용한 것”이라는 게 에스더의 시각이다. 에스더는 또 크리스천의 약물중독증 역시 아버지 말론의 잘못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스더는 자신과 말론의 관계에 대해 “달콤씁쓸했다”고 정리하고 “그를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그가 인간말종이었다는 것이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나는 그를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말론은 너무나 병들어 있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