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엘 헤밍웨이 | ||
어네스트 헤밍웨이 자신은 손녀딸 마리엘이 태어나기 몇 달 전인 1961년 권총으로 자살했다. 마리엘의 언니인 마고 헤밍웨이 역시 자살했다는 추정을 남긴 채 죽었다. 모델이자 여배우였던 마고는 지난 1996년 진정제를 과다하게 복용해 41세의 나이로 숨졌다. 마리엘 본인도 자살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집안 사람들의 어이없는 죽음과 관련해 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지금은 결국 연기를 그만두고 무료하지만 편안한 삶을 선택해 살고 있다. 두 딸을 둔 어머니인 그녀는 자기 딸 친구들이 자살의 충동에서 헤매는 것을 보고 직접 이들을 만나 많은 것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주 가끔 자기 마음속에서 자살에 대한 미련이 싹트면 이렇게 독백을 한다고 한다.
“딸들을 바라 보아라. 봐라, 이게 사실이다.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가족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17분마다 한 사람씩 자살한다고 한다. 따라서 어느 시민단체보다 활동적인 단체가 자살방지행동연대(Suicide Prevention Action Network, SPAN)다. 이 단체 사무국장인 게리 리드씨는 “1년에 약 15만여 명의 사람들이 주위사람의 자살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우울증이나 정신병을 뇌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병으로 보고 다른 병들처럼 획기적인 치료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대로 된 약과 상담치료로 많은 인명을 살려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PAN의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었던 사람, 주위사람 가운데 자살했거나 자살을 기도한 사람이 있는 사람, 알코올이나 약물남용을 하는 사람,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 그리고 외로움이나 절망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그런 성향을 탓하거나 꾸짖지 말고 그런 것 때문에 스스로를 해칠 의사가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어보라고 권한다. 만약 그렇다면 마리엘과 같은 자신들의 상담위원들이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한다.
이제 SPAN의 각종 홍보활동에 앞장서게 될 마리엘은 집안 사람들의 불행과 관련해 “굉장히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공포스러웠다”면서 “나의 안타까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나서서 돕겠다”고 다짐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