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여고생들의 원조교제를 다룬 영화 <바운스>의 한 장면. | ||
일본에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원조교제’는 요즘 들어 완전히 자취를 감춘 듯하다. 96년과 99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전화방 규제 조례 및 아동 매매춘 금지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원조교제는 점점 사라졌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소녀들은 여전히 법망을 피해 자신의 성을 상품화하고 있었다.
윤락여성 출신 작가 사카이 아유미씨는 일본의 대중지 <주간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변해가는 일본 여학생들의 충격적인 성의식에 대해 꼬집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A양은 ‘개인촬영회’를 열어 한 달에 10만엔(약 90만원) 이상을 번다. 개인촬영회란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올려 남성 참가자를 모집하고 자신은 코스프레나 세미누드 차림으로 모델이 되는 것이다.
촬영회는 교복을 입고 속옷을 살짝 보여준다거나 체육복 혹은 학교 수영복 차림으로, 두 시간 정도 진행되는 것이 기본이다. 참가비는 한 명당 2만엔(약 18만원). 비싼 가격에도 촬영 희망자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촬영회에는 ‘옵션’도 있다. 5천엔(약 4만5천원)을 더 내면 가슴, 거기에 1만엔(약 9만원)을 더 내면 음부까지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A양은 이에 대해 “몸을 파는 것이 아니다. 누가 내 몸을 만지는 것도 아니고, 얼굴은 손으로 가리고 촬영하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길 소지도 없다”며 당당하게 설명했다.
심지어 스스로 정부(情婦)가 되는 여고생들도 적지 않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원조교제를 했다는 S양은 2년 전 원조교제를 그만두고 고3이 된 지금은 두 명의 남성과 ‘정부계약’을 맺은 상태다.
S양은 “한 명은 30대의 회계사고, 나머지 한 명은 50대의 대기업 부장이다. 외모는 내 타입이 아니지만 신사적이고 돈을 잘 쓴다. 두 사람 모두 한 달에 6만엔(약 54만원)을 받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원조교제를 할 때는 한 번에 4만엔(약 36만원)을 받았다고 하니 그때에 비하면 단가(?)는 대폭 내려간 셈이지만 만족하고 있단다.
S양은 또한 언제나 ‘사랑받는’ 정부로 남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녀는 “같은 상대와 계속 섹스를 하다보면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늘 신선한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매번 다른 코스프레 복장을 준비하거나, 매일 문자를 보내서 ‘애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제 소개할 K양(17)의 철저한 프로 의식에 비하면 위의 두 소녀는 오히려 순진하게 보일 정도.
풍만한 몸매와 성숙한 외모의 K양은 현재 다섯 명의 남성과 정부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로부터 각각 한 달에 5만엔(약 45만원)씩 받기 때문에, K양의 한 달 수입은 25만엔(약 2백25만원)으로 어른의 수입과도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시급 9백엔(약 8천원)을 받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돈이 부족할 것 같지 않은 그녀가 왜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K양은 “아저씨들이 한 달에 5만엔씩이나 쓰는 건 내가 여고생이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학생다운 순수함을 잃어버린다면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 때문에 학생다운 분위기가 변하지 않도록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K양은 “나에게 그 아저씨들은 돈을 버는 수단이다. 그래서 언제나 결례가 되지 않도록 행동한다. 약속시간에도 절대로 늦지 않는다. 시간 엄수는 비즈니스의 기본이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작가 사카이씨는 “인터뷰에 응한 여학생들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보면 ‘소녀들은 약자’라는 어른들의 생각을 역으로 이용해 남성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