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대통령 | ||
부시가 로라에게 금주맹세를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부시 나이 40세 때였다. 당시 로라 부시는 남편이 거의 매일 술에 취한 채 살아가자 “술을 택하든가 나를 택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을 했고 이에 부시는 “앞으로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고 한다.
술에 대한 로라의 이 같은 예민한 반응은 부시 가문의 나쁜 전통과 관련이 깊다. 부시는 젊은 시절 술독에 빠져 살면서 숱한 사고를 쳤다. 한때 술 때문에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술을 찾기 시작했으니 로라로서는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것.
로라를 더욱 걱정하게 만드는 것은 가뜩이나 지지율이 바닥인데 술까지 마셔 사고까지 치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부시의 조카인 존 부시(21)가 술에 취해 사고를 치면서 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존 부시의 누나인 노엘(28)은 지난 2003년 술보다도 더 심각한 마약 중독 판정을 받고 재활병원에 수감되기도 했다. 부시 부부의 자녀인 23세의 쌍둥이 자매 바바라와 제나는 성인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술에 완전히 취해서 파티장에서 ‘더티쇼’를 보여 주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물론 부시가 술을 가까이 하게 된 배경에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전혀 없지는 않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두고 전국민적인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지자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큰일을 겪으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 대통령이 많은데 워터게이트 사건의 닉슨 대통령과 베트남 전쟁을 치른 린든 존슨 대통령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9월14일 부시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로라가 발끈했다고 한다. 부시는 그동안 외교석상에서 건배하는 와인조차도 제대로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에서는 부시가 술을 마신 지는 이미 오래 됐다고 본다.
두 사람의 불화는 비단 술 때문만은 아니다. 보통의 부부들이 다 그렇듯 두 사람도 자식 문제로 다투고 있다고 한다. 로라는 아이들을 엄하게 다루고 싶어하지만 부시는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 주려 하기 때문에 티격태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부관계 역시 두 사람의 사이에 냉기를 흐르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다. 로라와 시어머니인 바바라 부시는 결혼 이후 그렇게 좋은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왔는데 며느리의 아들에 대한 잔소리가 부쩍 늘자 바바라의 며느리 견제가 시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