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순이, 우디 앨런, 미아 패로 | ||
“순이와의 결혼은 내 인생이 나아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나의 관문이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너보다 35세나 어린 여자인데다가 그것도 한국인과 결혼을 했어. 할리우드 스타들은 조금도 관심 없는 인생을 너는 살고 있어’라고 비아냥거린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진짜 미친 사람은 내가 아닌 당신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이들 부부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며 평생 한을 가슴 속에 품고 살고 있는 여인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디 앨런과 12년 동안 같이 살았고, 순이의 양어머니이기도 했던 미아 패로다.
그녀는 최근, 예전에 있었던 순이의 누드 사진 사건을 다시 입에 담았다. 우디와 미아, 그리고 순이가 가족으로 같이 살던 1992년, 미아는 우디의 방에서 순이의 누드 사진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한다. 미아 패로는 우디 앨런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순이를 포함, 입양한 두 아이를 데리고 우디와 살림을 합쳤다. 그리고 우디와의 사이에서 올해 18세가 된 새첼을 낳기도 했다.
사진을 본 이후 우디와 미아의 부부싸움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결국 헤어지는 계기가 됐다. 우디 앨런은 문제의 사진에 대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그것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대응했다. 이후 미아 패로는 입양한 딸 딜런을 성추행한 혐의로 우디 앨런을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그것으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끝이 났다.
아직까지 이 성추행 사건은 결말이 나지 않았으나 우디 앨런이 애타게 원하는 아이들의 양육권을 얻는 데 결정적인 방해물이 되고 있다. 우디 앨런은 미아 패로와 같이 살 때 입양한 아이들과 친딸 새첼의 양육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까지 수십억원의 돈을 투자하면서 미아를 상대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결국 아이들 대신 ‘아내’ 순이만을 얻은 그는 한술 더 떠서 자신의 영화에 순이를 캐스팅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러나 미스캐스팅이며 미아의 화를 더욱 돋우는 일이라는 제작진과 변호사들의 만류로 자신의 구상을 일단 접어야 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데 대해 약간의 부담감을 피력하면서 자신과 순이의 관계는 남편과 아내라기보다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우디 앨런은 “순이를 선택함으로써 얻은 구체적인 성과물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오면 나는 또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순이에 대한 자신의 굳건한 애정을 밝혔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