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뉴시스 | ||
자연 애나와 피어스의 상속전쟁은 10년을 넘게 지리하게 이어졌다. 물론 아무런 결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2년 애나는 우여곡절 끝에 일단 8백90억원의 돈을 상속받았다. 그러나 1심을 통과한 이 판결은 2심에 가서 기각되었다. 결국 애나 니콜은 대법원에 상소하고 1월에 있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애나의 관심은 이 돈과 함께 무려 1조6천억원이나 되는 하워드의 저택과 부동산을 자신이 갖는 것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애나의 부푼 꿈은 어이없게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치명타를 안게 생겼다.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 일대를 강타하기 직전 피난을 떠나기 위해 짐을 챙기던 애나의 숙모 엘라인(51)이 한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했는데 이것이 애나의 발목을 잡고 만 것.
최근 법정에 제출된 문제의 비디오는 결혼 전인 1992년 크리스마스 때 애나가 하워드 마셜과 말한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비디오에서 애나는 하워드에게 성탄절 선물을 받는다. 하워드가 건넨 선물은 현금이 가득 든 봉투와 화려한 고급차였다. 이때 애나는 미리 작정한 듯 하워드에게 조른다.
“빨리 말해봐요. 우리가 어제 저녁에 말했던 거.”
그러자 하워드는 웃으면서 “나의 마지막 유언장. 나의 사랑스러운 비키 니콜 스미스(애나의 본명)에게 내가 ‘준’ 모든 것들을 남긴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 (위사진) 왼쪽은 남편 J. 하워드 마셜 2세 생전 그와 키스 하는 애나 니콜 스미스. 아래는 법정에서 남편 사진을 들고 있는 애나. | ||
비디오의 첫 발견자인 애나의 숙모 엘라인은 문제의 물건을 ABC방송사에 1억여원을 받고 팔았고 방송사는 이 비디오를 특종보도했다. 엘라인은 “이것은 하워드가 무덤에서 말하는 내용들”이라면서 “그는 자신의 재산이 그렇게 나누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이 비디오는 내 조카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라인과 그녀의 남편 멜빈은 애나를 사실상 키운 부모와 같은 존재라고 한다. 애나의 아버지는 아내가 애나를 임신한 지 6개월째일 때 세상을 떠났다.
숙모에 말에 따르면 애나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야심이 매우 컸다고 한다. 그녀는 겁이 없었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얻으려고 했다고 하는데 재벌인 하워드를 잡은 것도 이 같은 대담성 덕이라는 것. 즉 그녀가 부모에게 유일하게 물려받은 재산인 거대한 38인치 D컵의 젖가슴과 미모를 십분 이용해서 죽음을 앞둔 재벌을 유혹했다는 설명이다. 애나가 하워드와 관계를 맺은 후 그녀는 숙모 부부인 엘라인과 멜빈에게 휴스턴에 있는 하워드의 저택에 와서 그곳을 돌보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하워드는 애나와 살면서 그녀에게 집과 자동차, 그리고 보석들을 틈만 나면 주었다고 한다. 결혼 당시 무일푼이었던 애나는 금세 부자가 됐지만 결코 그 정도로는 죽음을 앞둔 노인과 결혼을 한 애나의 목적을 채우지는 못했다. 애나는 하워드의 회사나 주식은 몰라도 그가 살던 거대한 저택만은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었다. 실제 하워드는 애나가 회사 주식에는 전혀 접근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해 두었다고 한다.
비디오를 애나와 상의도 없이 방송사에 팔아넘긴 엘라인은 남편의 심장병을 고치는 데 돈이 너무 필요해서 비디오를 팔았다고 해명했다. 자신이 비디오를 판 것은 결코 욕심 때문이 아니라고 하는 그녀는 “우리가 그 비디오를 봤을 때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면서 “돈 때문이 아니라 사실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비디오를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