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W 부시(왼쪽), 로라 부시 | ||
그러나 지난해 부시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오래 전에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대자 백악관 담 너머로 로라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부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미국을 향한 각종 테러, 경제에 대한 불안감,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습격 등으로 인해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부시는 ‘술과 자신 중 하나를 택하라’는 아내의 최후통첩 덕분(?)에 어렵게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대기 시작했다. 이번에 로라는 자신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 시부모에게 남편을 데리고 술이 없는 곳으로 여행을 가 달라는 부탁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청년시절 알코올 중독으로 적지 않은 사고를 친 전과가 있는 부시였기 때문에 금주방침은 로라에게는 결코 깰 수 없는 철칙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 입에 댄 술을 남편으로부터 떨어지게 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결국 로라는 부시에게 담판을 지어 술을 끊기 위한 상담치료를 권했고 부시는 아내가 추천하는 의사를 정기적으로 만났다.
그런데 최근 이것이 문제가 됐다. 부시가 자신의 상담의사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보면 바람을 피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던 것. 그의 고백은 로라에게 전해졌고 이것은 가정분란의 또 다른 씨앗이 됐다. 결과적으로 로라의 남편 술 끊기 작업은 상황을 나은 쪽으로 이끌려다가 오히려 더 나쁜 쪽으로 이끌어 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남편의 ‘아랫도리’만은 그 어떤 남자보다도 지조 있다고 굳게 믿고 있던 로라로서는 충격적이기까지 한 고백이었다. 로라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28년 동안 이어 온 내 결혼생활에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쉰 것으로 전한다.
백악관 안방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렇게 부시 부부의 요즘을 전했다.
“부시가 의사에게 털어놓은 내용은 ‘결혼 후 많은 여자들에게 끌렸고 그 상대와 함께 있는 상상 섹스도 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아내가 이를 이해하고 용서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의사를 통해 간접고백을 했고 그로써 마음 속에 짊어진 오랜 짐을 내려놓았지만 결국 그것은 로라에게 짐을 지우는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가 밝힌 속마음은 정직을 가장 큰 미덕으로 알고 살아온 로라를 무너뜨려 부시와 결혼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로라는 그런 상상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외도를 한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부시가 자신의 욕구를 실행에 옮긴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한다. 클린턴과 르윈스키 스캔들에서 잘 드러났듯이 백악관에는 싱싱하고 아름다운 인턴직원들이 대통령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조그마한 구설수에도 오르지 않은 부시의 도덕성은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청교도적인 순결성을 지향하고 있는 로라는 상상 속 섹스도 도덕적 문제가 크다고 보고 남편에 대한 존경심을 거둬들이고 있다.
로라 부시는 다른 한편으로 결혼을 너무 일찍 한 점도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연애 시작 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식을 올려 남편으로 하여금 남자로서 가질 수 있는 여자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마저도 풀지 못하게 했다는 자책 아닌 자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라는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린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서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고 남편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한 친구의 말에 따르면 “로라는 남편이 백악관에 있는 수많은 아가씨들을 마음 속으로 데리고 노는 상상을 하는 것조차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소리 내어 울었다”고 한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