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연말 새벽 4시께 애틀랜타의 한 주유소에서 팬과 함께한 휘트니 휴스턴. 오른쪽은 예전 모습. | ||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추락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마약’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즉 마약에 손을 대면서 재산을 탕진하게 됐고 씀씀이 또한 헤퍼졌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되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도한 마약 복용으로 인해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목소리는 예전 같지가 않았다.
이에 좌절한 그녀는 결국 성격도 난폭해지기 시작했다. 남편인 브라운에게 툭하면 화를 내거나 틈만 나면 싸움을 거는 등 늘 공격적이 되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그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피하기 시작했다. 혼자 집에 틀어박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이렇게 혼자 있다 보니 또 자연히 마약에 손을 대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금 그녀의 상태가 어떤지를 잘 보여준 것은 최근 팝 팬들을 경악하게 했던 휴스턴의 사진 한 장이었다. 지난 연말 새벽 4시께 애틀랜타에 위치한 주유소에 들렀다가 한 팬에 의해 찍힌 이 사진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다. 머리는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은 무언가에 취한 듯 초췌하고 흉측했다.
옷차림새도 가히 엽기적이었다. 아래에는 지저분한 파자마를 입은 반면 위에는 5만달러(약 4천9백만원) 상당의 모피 코트를 걸치고 있었던 것. 주유소 편의점에서 방금 사든 담배와 캔디바를 한아름 들고 있던 그녀는 팬의 요구에 따라 싱글벙글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 주었고, 거친 쇳소리를 내면서 인사를 하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본 팬은 “처음에는 휴스턴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여든 살 먹은 부랑자 할머니처럼 보였다”고 말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들떠 있었으면서 말을 상당히 빨리 했다. 분명히 무언가에 홀린 듯 보였다. 게다가 집에서 32km나 떨어진 곳에서, 그것도 새벽 4시에 혼자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 휘트니 휴스턴과 남편 보비 브라운. | ||
그녀의 ‘재기 불가능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팝계를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과도한 마약 복용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던 그녀는 지난 2002년 <저스트 휘트니>라는 앨범을 발매하면서 잠시 재기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앨범의 부진으로 그녀는 다시 마약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게다가 그녀의 주머니 사정도 문제다. 실제 그녀는 저택 세 채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갑부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미 마약으로 수천만달러를 날려버린 데다가 평소 돈을 잘 쓰고 주변 사람들에게 퍼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돈이 남아날 리가 없었던 것.
또한 측근들은 앨범 녹음 또한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고 말한다. 지난 2001년 ‘J레코드’사와 무려 1억달러(약 9백70억원)에 음반 계약을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계약일 뿐 그녀가 실제로 히트 음반을 낼 경우에만 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음반 제작사 관계자는 “마약으로 성대가 망가진 상태다. 모르긴 몰라도 예전의 목소리는 다시 들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J레코드’사의 한 관계자는 휴스턴의 새 앨범 발매 시기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자면 새 앨범 계획 같은 것은 아예 없다”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녀의 가정 생활도 위기에 처해 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걸핏하면 싸우고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가족들에게도 폭언을 퍼붓거나 아예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남편인 브라운의 친척들을 가정부로 고용했지만 경제 사정이 좋지 않자 지금은 모두 해고한 상태. 때문에 집안 꼴도 말이 아니다. 돼지 우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지저분한 것은 물론이요, 넓은 저택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화장실은 단 하나라고 한다.
그녀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자 남편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브라운은 “눈만 마주쳤다 하면 싸우려고 덤비는 통에 가급적 그녀를 피해 다니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불거진 이혼설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아내는 내 친구이자 내 삶의 절반이다. 절대로 이혼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우린 한 사람처럼 서로 사랑한다”면서 아내에 대한 변함 없는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