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국 정부에 의한 암살의혹.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경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사고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를 몰던 운전사 헨리 폴이 맞은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사람이 발사한 엄청난 빛에 의해 잠시 눈이 멀어 사고를 냈다고 한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목격자도 나타나고 있어 계획적인 타살에 대한 심증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
또 한 가지 관심사항은 다이애나의 임신과 태아의 아버지 문제. 사고 당시 36세였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임신중이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는 알려진 상태.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다이애나 뱃속의 아이가 사고로 같이 죽은 아랍인 도디 알 파예드의 씨라고 알아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조사에 의하면 아이의 아버지는 파키스탄 출신의 심장수술 전문의 해스낫 칸이라는 의사라고 한다. 해스낫 칸은 도디 바로 이전에 다이애나가 사귀던 애인이다.
조사팀은 사고 직후 다이애나의 임신 사실을 은폐하려는 기도가 있었음을 근거로 타살설에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다이애나는 자동차 사고 직후 파리의 한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 병원에서 다이애나를 처음 맞이한 방사선 전문의에 의해 그녀가 임신했음이 확인됐다. 당시 다이애나 뱃속의 태아는 생긴 지 약 10주 정도 된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다이애나의 임신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이때 확실하게 파괴되었다. 다이애나의 사체를 방부처리했기 때문이다. 한 수사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보통 사체를 방부처리하는 것은 증거를 없애기 위함이라고 한다.
다이애나의 시중을 들던 폴 버렐은 다이애나가 살던 켄싱턴 궁전에 해스낫 칸이 자주 들러 뜨거운 밤을 보냈다면서 문제의 태아가 그의 씨앗일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다이애나는 해스낫 칸의 부모까지 만나 그와 결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해스낫 칸은 다이애나라는 존재가 부담스러웠던지 그녀와의 관계를 청산했고 이후 ‘외로운’ 다이애나는 도디와 만나기 시작했다. 다이애나는 도디와 사귀면서도 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고 태중의 아이 역시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이애나는 친한 친구들에게 해스낫 칸의 아이를 가졌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결국 이 같은 사실관계로 보아 영국 왕실이 그녀를 왜 죽이려 했는지는 명확해졌다는 것이 조사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가장 억울한 사람은 결국 도디였다. 다이애나와 해스낫 칸, 그리고 찰스 왕세자와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또 주목되는 것은 다이애나의 죽음을 조사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경찰의 책임자 존 스티븐스의 사무실에서 최근에 수사와 관련된 중요한 자료가 담긴 노트북 두 대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절도의 수법이 너무 교묘해서 특수요원들의 행위로 의심받고 있다. 다이애나의 죽음을 둘러싼 판도라의 상자가 지금 막 그 뚜껑이 열리고 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