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물’ 전문 사이트. | ||
주부들의 ‘AV 알바’ 열풍
‘어슴푸레한 호텔 방에서 방긋 웃으며 인터뷰에 대답하고 있는 사람은 30대의 평범한 여성. 장면이 바뀌자 그녀는 침대 위에서 처음 보는 남자 배우와 진한 키스를 나눈다. 남자가 애무를 하자 비명에 가까운 신음 소리를 내며 남자의 몸을 더듬는다….’
인터넷 전문가에 따르면 “인터넷의 보급과 성인동영상 사이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본에 있는 수많은 사이트 중에서도 ‘주부물’을 내보내는 사이트는 꾸준하게 인기가 있어 대략 500개 이상의 전문 사이트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주부물’은 일반 주부들이 출연하는 동영상이다.
주부물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여성용 만화잡지나 구인잡지에 ‘당일 촬영 가능한 분’이나 ‘갑작스러운 촬영에도 대응할 수 있는 분’을 찾는 모집 광고를 낸다. 보수는 3만~80만 엔(약 26만~680만 원)이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3만 엔 정도다. 일하는 시간은 2~3시간이고 섹스는 한 번 한다.”
이런 광고를 보고 전화를 하는 사람은 평균 일주일에 10명 정도. 휴대폰으로 얼굴사진을 찍어 보내도록 해서 얼굴 심사를 한다. 그 중 반 정도가 실제 면접까지 간다. 그리고 면접을 보러 사무실로 찾아온 여성의 절반 이상이 당일 촬영을 위해 사무실 근처 러브호텔로 직행한다고 한다.
일반 여성들이 ‘AV 알바’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앞서 나온 프로듀서에 따르면 “대부분 돈 때문이다. 실제로 문의전화도 월급날 전인 20일 전후에 몰려 있다. 집세나 생활비가 없다며 ‘오늘 당장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연락을 해오는 주부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40대. 아직 젖도 떼지 못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촬영에 임한 주부도 있었다고 한다.
두 달 전에 촬영을 했다는 주부 A 씨(30)는 “항상 생활비가 부족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기분으로 했다. 결혼 5년째로 부부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세 달 전에 촬영했다는 결혼 8년차의 B 씨(36)의 이유도 돈이다. “친구와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 전부터 손쉬운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일을 해보니 예상 외로 나한테 맞았다. 처음으로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볼 수 있었고 남편 외의 남자와 섹스를 한 것도 10년 만이라 자극적이었다.”
“요즘은 남녀평등을 넘어서 여성이 과도하게 권리를 주장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않는다고 느끼면 먼저 외도를 하거나, 돈문제로 쉽게 이혼하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거나 참지 못하게 됐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IT업계 여왕’의 AV 소동
성공한 벤처기업의 여사장이 출연했다는 AV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소문의 주인공은 일본의 거대 통신회사의 자회사를 운영하는 C 씨.
그녀는 여성 벤처기업인의 상징적인 존재로 여성지를 비롯한 각종 매스컴에 자주 얼굴을 내민 유명인사다. 미모 또한 출중해서 벤처인들 사이에서 인기스타였다고 한다. 일본 IT업계의 신화적인 존재였다가 몰락한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전 사장도 반할 정도였다고.
그런 그녀가 과거에 AV를 찍었다는 소문이 수년 전 동창들 사이에서부터 돌기 시작했다. C 사장과 같은 중학교를 다닌 동급생에 따르면 “친구들한테 C가 AV 배우가 됐다는 소문을 들었다. ‘스즈카와 안나’라는 예명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가 C와 똑같이 생겼다는 얘기였다”는 것. 동급생들이 사실 확인을 위해 모두 모여서 영화를 감상한 결과 얼굴뿐만 아니라 말투와 목소리 심지어는 귀의 모양까지 똑같았기 때문에 확신했다고 한다.
스즈카와 안나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 첫 부분에 그녀의 인터뷰가 나온다. 장래의 꿈에 대해 묻자 그녀는 “아내가 되는 것이다. 아주 굉장한 사람의 아내가 되고 싶다. 유명인이나 부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대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C 사장의 입버릇도 “부자는 굉장해”였다고 하니 우연치고는 놀라운 일이다.
이 소문에 대해 C 사장은 현재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일절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상태다. 여성 탤런트나 유명 여성 기업인에게 이런 종류의 소문이 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만약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면 C 사장은 혹독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 C 사장으로 의심받는 스즈카와 안나 비디오(위), 기상 캐스터 이노우에 아야코가 주인공이라는 비디오. | ||
우연이라도 연예계에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예계에 머무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인가 보다. 특히 젊은 여성 탤런트의 경우 화려한 조명 속에서 공주 대접을 받는 쾌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일본 연예계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수단’은 바로 AV 출연이다. 최근에도 아이돌 출신의 연예인이 AV에 데뷔해 화제를 모았다.
연예 사무실 관계자는 “많은 아이돌 여성 연예인이 10대에 데뷔하면 처음에는 수영복 촬영이나 이벤트 등의 일을 한다. 꾸준히 인기가 높아지면 사진집을 내거나 TV에 나오게 된다. 하지만 그 정도 인기를 얻어도 대부분은 몇 년 만에 TV에서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사무실에서는 ‘누드’에 관련된 일거리를 가져오고 결국에는 AV를 찍게 된다”고 설명한다.
후쿠오카의 민영 방송국에 출연하는 인기 기상캐스터의 ‘AV 출연 의혹’이 최근의 이런 세태를 잘 반영한다. 매일같이 TV에 나와 날씨를 알려주는 친근한 이미지의 기상 캐스터는 탤런트나 여자 아나운서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그런 자리에 있는 여성이 AV를 찍었다면 화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의 영화는 ‘현역 TV 리포터 AV 데뷔’와 ‘모 지방방송국 현역 인기 리포터’라는 제목의 두 가지다. 둘 다 올해에 출시된 것으로 팬들 사이에서 ‘틀림없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동이 시작됐다.
소문의 장본인은 일본 규슈의 후쿠오카 방송국에서 일기예보를 담당하고 있는 이노우에 아야코(26). 친근한 미소와 발랄함으로 무장한 청순파로 상장기업의 광고에도 몇 차례 출연한 경험이 있다. 그런 그녀가 AV에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는 동영상 속 주인공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보면 여주인공인 ‘미나미 사라’가 “모델과 리포터를 하고 싶다. 일을 할 때는 눈을 보고 이야기 하는 것과 늘 웃음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그럴싸한 인터뷰를 한다. 얼굴 생김새나 표정, 말투가 기상 캐스터인 이노우에와 매우 흡사하다. 이 영화를 본 팬들이 인터넷에 “이노우에 아야코가 미나미 사라”라는 내용의 글 올리거나 방송국이나 소속사에 항의전화를 했다.
도둑이 제발 저린 걸까. 정작 이 소문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은 방송국의 재빠른 대응이었다. 후쿠오카 방송국은 이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3월 중순에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있던 이노우에의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가 다시 올리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노우에는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방송국에서는 이전부터 정해져 있던 일이라고 답변했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억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에 언급한 연예 사무실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경우 출연하던 프로그램을 그만뒀는데 변변한 일이 안 들어오면 AV 출연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이노우에의 경우도 이런 와중에 소동이 일어났으니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며 이야기를 맺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