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디바이스솔루션(DS)·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 부문 등 사업별 경영현황과 올해 사업전략 발표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지난해보다 참석자가 2배 이상에 달해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3건의 안건은 모두 표결 대신 주주들의 박수로 사실상 ‘만장일치 승인’됐다.
다만 일부 소액주주가 장시간 대기한 데 대해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측에 강한 어조로 항의하면서 주총은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으로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재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는 인사말에서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5G는 신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동시에 앞으로 기술, 소비자, 경쟁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주가 하락에 대한 일부 소액주주의 항의도 이어졌다. 지난해 주총(3월 23일)에 비해 무려 3.98%나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도 장중 1.8%나 떨어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주가 하락의 요인을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 등으로 지목한 뒤 “올들어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매년 9조 6000억 원 수준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주주환원 정책이 적용되는 3년간의 FCF 규모를 점검하고 3개년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해 오는 7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올들어 ‘신성장 동력 육성’을 중심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자회사 노조 와해 공작’ 혐의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상훈 이사회 의장은 참석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