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봉불사 경내에서 21일 12시경 불광사 신도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요신문] 경남 함안에서 불교계 내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교단 내 세력 간의 알력 다툼이 아닌, 일부 승려의 전횡과 비리에 대해 자성을 요구하는 외침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에 소재한 불광사 신도들은 7월 21일 정오 함안에 위치한 봉불사에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봉불사 일부 승려가 부처의 가르침을 훼손했다며 거침없는 어조로 성토했다.
특히 이날 불광사 신도들이 봉불사 주지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봉불사 신도들이 이를 제지하며 작은 몸싸움도 일기도 했다. 주지승은 출타한 이후여서 면담은 불발됐다.
불광사 신도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봉불사 주지인 지정스님은 불광사·불광법회의 정신적 지도자인 창건주 및 회주로서의 소명을 저버렸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인 지홍스님(전 불광사 불광법회 창건주 겸 회주)의 부적절한 여자관계와 유치원 공금 횡령 및 불광사 공금횡령 의혹으로 유발된 불광사태를 진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지홍스님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면서 불광사·불광법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도들은 “2018년 6월 13일 문도회의에서 결정된 창건주 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2019년 1월 2일 회주로 취임한 이후에는 다음과 같이 승려답지 못하고 회주답지 못한 처신을 누적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불광사 신도들은 △지홍스님 공금횡령 의혹 감사요청 거부 △불광사 운영규정 거부 △일요법회 용역 동원 진행 방해 △불광법회 회칙 무효 주도 △법원 회칙 적법성 확인 미준수 △법회당 폐쇄 바닥에서 집회 봉행 △신도를 폭도로 몰아 고소·고발 등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이어갔다.
신도 측은 불교신자들이 지켜야 할 기본 5계에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계가 있는데도 지정스님이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신도 측은 먼저 “지정스님은 2018년 10월 14일 44주년 불광법회에서 다시는 신도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는 이를 저버렸다”며 “진효스님을 주지대행으로 임명한 뒤에 6개월간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1개월 만에 저버리고 불광사태를 더욱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정스님은 2019년 8월 4일 회장단과 상의 없이 ‘제3의 불광운동’ 개시 선포 후 일요집회 중단, 용역동원, 회칙 및 운영규정 무시 등으로 청정수행자인 광덕 큰스님의 가르침을 어겼다”며 “무소유를 실천한다는 명분으로 절 재산을 공양주에게 양도했다”는 주장 등도 펼쳤다.
불광사 신도들의 주장에 대해 봉불사 지정스님을 비롯한 관계자에게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초기에 물리적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며 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아무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정민규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