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화의 징조 가운데 중요한 것 하나를 간과하고 있는데 바로 ‘목소리’가 그렇다. 나이가 들면 성대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되기 때문에 목소리가 쉬거나 거칠어지며 종종 가늘게 떨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폐활량 역시 감소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을수록 깨끗한 목소리를 내기란 더욱 힘들어진다.
이에 따라 목소리 성형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성대에 지방이나 콜라겐을 주입하는 외과수술이 그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성대를 탄력 있게 만들어 분명하고 또렷한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굳이 수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목소리를 젊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런던의 루스 엡스타인 박사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폐활량이 증가해서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주기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목소리도 다른 신체 부위의 근육들처럼 정성껏 돌봐주고 가꿔주면 목소리를 젊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목소리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을 살펴봤다.
▲물을 많이 마신다.
매일 1.5리터의 물을 15분 간격으로 마신다. 후두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기계 접합 부분에 기름칠을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목소리가 손상되는 가장 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위산역류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되면 목구멍을 자극하는 한편 점막을 마르게 한다. 그 결과 침이 끈적해지고 성대에서 진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위산역류의 징후는 헛기침이 나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잠겨 있거나 목구멍에 뭔가가 걸려있는 느낌이다. 양파, 고추, 탄산음료, 초콜릿 등 위에 자극적인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부터는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한다.
▲주기적으로 말을 한다.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목소리 젊음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외출 횟수가 뜸해지면서 자연히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사교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많이 사용할수록 노화도 더디 진행된다는 점을 명심한다.
▲샤워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목소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샤워하면서 나오는 증기가 성대에 윤활유 작용을 하기 때문에 후두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준다. 또한 합창단에 가입하거나 노래교실에 나가 주기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다.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목소리에 좋은 운동도 없다.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소리를 지르면 성대가 자극되어 심한 경우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성대에 충돌이 일어나서 물혹이나 굳은살이 생기는 양성성대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 목소리를 많이 쓰는 교사, 텔레마케터, 혹은 시끄러운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의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 매 시간마다 5분씩 성대를 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축구장이나 야구장에서 고함을 지르는 것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 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치아 관리를 철저히 한다.
치아를 뽑으면 턱뼈가 약해진다. 이럴 경우 얼굴 근육도 덩달아 약해지기 때문에 말을 할 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평소 치아 관리를 잘해서 가능한 발치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
▲자세를 올바르게 한다.
올바른 자세는 목소리 젊음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똑바로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충분하며,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필라테스와 같은 운동도 목소리에 좋다. 또한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연습을 많이 하면 성대에 공기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또렷하고 강한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
▲담배를 끊는다.
흡연은 후두 안쪽을 마르게 하는 주범으로 목소리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다. 성대의 운동을 둔화시킬뿐더러 니코틴은 위산역류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담배연기에서 발생하는 열은 성대를 다치게 하고 거슬리는 목소리를 내게 한다.
▲목감기에 걸리면 목을 충분히 쉬어준다.
기침이 심할 때 목소리를 많이 내면 성대가 손상될 수 있다. 감기에 걸려 후두염을 앓는 경우 하루 혹은 이틀 동안 목을 충분히 쉬어야 한다. 이때 성대를 다치면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한다. 2주 이상 목이 쉰 상태가 계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간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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