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튠엔터 소액주주들이 제기하고 있는 가장 주된 의혹은 배임행위에 대한 부분이다. 표면적인 비의 제이튠엔터 주식 투자 성적은 20여억 원 손실이다. 그렇지만 소액주주들은 비가 제이튠엔터에서 연매출을 상회하는 금액을 용역비와 계약금으로 받은 것이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배임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비는 제이튠엔터에서 계약금으로 150억 원을 받았고 2007~2008회계연도에 각각 41억 원씩을 ‘용역비’로 받았다. 아직 결산되지 않은 2009회계연도에도 41억 원을 받았다면 3년 동안의 용역비는 총 123억 원으로 계약금과 합치면 273억 원이 된다. 반면 그동안 제이튠엔터의 매출은 194억 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제이튠엔터는 “비(정지훈)는 소속 연예인일 뿐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만약 비가 최대주주였을 뿐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배임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공시에는 비가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돼 있다. 지난 5월 26일 공시된 제이튠엔터의 소액공모 공시에 ‘정지훈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전문적인 측면과 관련하여 일정 부분 경영권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는 것. 또한 주식 5% 이상을 취득할 경우 보유목적을 공시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보유목적은 ‘경영참여’로 돼 있다. 만약 비가 실제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허위 공시로 이는 사기로 볼 수도 있다.
또한 공시 위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정 세력이 제이튠엔터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잠재물량을 주가 고점에서 분산 매각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일부 CB와 BW의 경우 처분 여부를 공시하지 않아 공시 위반 의혹까지 받고 있다.
물론 이런 의혹들은 비보다 제이튠엔터의 조동원 대표이사에게 집중돼야 한다. 그렇지만 소액주주들은 조 대표가 비의 전 매니저였으며 비가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 당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비 역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이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느냐 여부다.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소송 여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최대주주였던 비가 주식을 전량 매각한 사실이 알려진 뒤 제이튠엔터 주가는 급락을 거듭해 7월 29일 종가가 230원이었다. 지난 1년 사이 최고가가 1765원(2009년 11월 16일)이었고 2007년 10월 우회상장 당시엔 주가가 5340원이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소액주주는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소송 진행 여부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망설이는 이들이 더 많다”면서 “비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 소송을 통해 그에게 책임을 묻자는 주장이 많지만 제이튠엔터의 사실상 유일한 수익 모델인 비가 소송으로 인해 이미지 타격을 입을 경우 제이튠엔터가 더 깊은 위기에 빠져 상장폐지까지 이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고 얘기한다.
이 소액주주는 새로운 최대주주 원영식 아시아기업구조조정 회장 때문에 소송을 주저하는 이들도 많다고 얘기한다. 특히 보유주식이 많은 소액주주들 사이에 이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그는 “증권가에선 원 회장 측이 실질적으로 제이튠엔터를 움직여 왔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제 M&A 전문가인 그가 최대주주로 전면에 나섰으니 뭔가 (주가의) 반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소액주주들이 있다”면서 “또한 그동안의 제이튠엔터 주가 변동을 놓고 볼 때 비가 드라마 <도망자>로 성공할 경우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고 얘기한다.
반면 소송을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은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입장. 다만 8월 6일 주주총회까지 지켜본 뒤 소송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 대세로 보인다.
제이튠엔터를 둘러싸고 워낙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소액주주들의 소송과는 별개로 검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제이튠엔터의 주가 변동에 실제로 뭔가 문제가 있다면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에서 조사를 거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아직 별도의 조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하고 있는 CB와 BW 처분과 관련한 공시 위반 주장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사업보고서에 CB나 BW 관련 사항을 올리지 않은 것이 공시 위반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금융감독원에선 제이튠엔터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역시 “금융감독원에서 제이튠엔터와 관련해 자주 연락이 오고 있다”면서 금융감독원이 제이튠엔터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선 검찰에서 내사 중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지만 아직 실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은 지난 4월 제이튠엔터의 자회사 제이튠크리에이티브의 투자자가 비를 가장납입과 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수사 중이다. 이 사건에서 비는 모델료로 20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미 제이튠엔터의 조동원 대표를 출국 금지시킨 상태다.
반면 제이튠엔터는 거듭되는 의혹과 먹튀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취재진과의 전화 연결조차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일체의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전지현과의 열애설에 대해 즉각적으로 보도자료를 발송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제이튠크리에이티브 관련 소송 당시에도 비 측은 즉각적으로 공식입장을 발표했었다.
과연 제이튠크리에이티브 관련 소송으로 시작된 검찰의 비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확대될 것이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두고 세간의 시선이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