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지난 18일 배재학당(배재고)과 일주세화학원(세화고)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유 장관은 19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원 판결은 5년마다 하는 자사고 재지정 절차 문제를 판결한 것”이라며 “2025년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고교 체계 개편 정책에 대한 위법 판단은 아니다”고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자사고·특목고를 다 폐지하면 교육 서열화가 더 부추겨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유 장관은 “학생 선발 방식만 바뀔 뿐 학교 이름을 그대로 쓰고 기존의 교육과정도 그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법원 “자사고 취소 위법”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지난 18일 배재학당(배재고)과 일주세화학원(세화고)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배재고와 세화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며 “소송 비용은 모두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부담하라”고 전했다.
이번 판결은 2019년 지정취소된 △경희 △배재 △세화 △숭문 △신일 △중앙 △이대부속 △한대부속 등 서울 내 자사고 8곳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 1년 반 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7월 평가 대상 자사고 13곳 중 기준점수 70점을 받지 못한 자사고 8곳의 지정을 취소했다. 해당 학교들은 지침에 따라 지정취소됐지만 법원이 학교 측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현재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고교 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퇴행적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사고는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2018년 교육부와 11개 시도 교육청은 ‘자사고 평가지표 표준안’을 공동 개발하면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 합격 커트라인을 60점에서 70점으로 높였다. 또 평가 기준을 2015~2019년 운영 성과에 소급 적용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실을 평가 시작 약 4개월 전 각 학교에 알렸다.
결국 상당수 자사고가 새 커트라인에 미달한 60점대를 받고 2019년 지정취소됐다. 자사고들은 “평가 직전 학교에 불리하게 기준이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운영성과 평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법원이 자사고 손을 들어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교육부가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고교학점제는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일괄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뿐만 아니라 부산시교육청도 지난해 12월 해운대고와 소송에서 패소해 항소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5월 자사고·국제고 등 24개교가 ‘사립학교의 운영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을 두고 자사고 존폐 여부가 헌법재판소에 달렸다고 전한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