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
아르바이트를 하면 가장 잘할 것 같은 스타는? 알바생으로 뽑고 싶은 스타는? 등등의 설문조사가 몇 차례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아르바이트 계에서 최고로 꼽히는 스타 알바생은 누구일까? 단연코 최강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데뷔 전도 아닌 신인 시절도 아닌 한창 인기를 누릴 무렵 일반 커피숍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던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도대체 언제 어디서, 더욱 궁금한 것은 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일까? 그는 지난 2003년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를 마친 뒤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마땅한 작품 섭외도 없어 삶이 무료해졌다는 그는 이내 천호동 강변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사장과의 친분도 있었지만 ‘4차원 여인’이라는 별명답게 단순한 ‘호기심’이 더 컸다고 고백했다. 비록 단순한 호기심 차원의 아르바이트였지만, 당시 ‘최강희 카페’(?)에 대한 소문은 금세 퍼져 장사는 대박이 났고, ‘천호동 주민’인 영화배우 조인성도 이 카페의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을 알아보는 손님들을 어떻게 대처했을까? 그는 당황하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대처하면 손님들도 ‘아닌가보다’하고 넘어간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한 바 있다. “최강희씨 아니세요?” 라는 질문에는 “아닌데요” 라고 답하며, “닮았네요” 라고 하면 “감사합니다” 정도로 자연스럽게 대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심지어 “최강희 씨보다 훨씬 예쁘시네요”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그는 아르바이트생 역할에 충실(?)했다고. 비록 짧은 시간의 아르바이트였지만 당시의 경험은 최강희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또 본인이 생각해도 가장 황당했던 경험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영화 <국가대표>의 막내 ‘봉구’ 역할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배우 이재응. 그는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일식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으로 발각(?)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각종 영화제의 상을 휩쓸며 <국가대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까지 높였던 그가 아르바이트를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가 일했다는 주점 사장의 말에 따르면 그는 오래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워놨지만 경비가 부족해 지인의 소개를 받아 자신의 주점에서 잠시 일했던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주점은 연예인들의 단골술집이기도 해 이재응이 아르바이트 장소로 선택하기에 크게 무리가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장에 따르면 그의 아르바이트생활은 채 한 달을 넘기기 힘들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대민업무(?)에 따른 불편 때문이라고. 방문하는 손님들마다 이재응을 알아보고 사인과 사진을 요구하는 통에 그가 일에 집중하기 무척 힘들었다고. 쏟아지는 인기 세례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그만둔 알바생활이었지만, 갓 스무 살을 넘긴 젊은 배우의 용기 있는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가하면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택한 연예인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드라마 <하얀 거짓말>의 자폐아 연기를 통해서 대중에게 사랑받기 시작한 배우 진태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데뷔하고 10년 동안 사용하던 김태현이라는 이름을 최근 진태현으로 바꾸고 활동 중인 그는 지난 2004년 김주혁, 고 장진영 등과 함께 영화 <청연>을 찍을 당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2001년 MBC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뒤 주말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예능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추는 등 동기들에 비해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했지만 출연료만으로는 생활을 영위하기가 힘들었다고. 가정형편상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야 했던 그에게는 인기에 대한 욕심보다도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이 늘 우선이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영화 <청연>을 찍으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그가 택한 곳은 주유소 세차장이었다. 자동세차를 마치고 나온 차량의 물기를 닦는 것이 바로 그의 일이었는데 혹시라도 자신을 알아보면 어쩌나하는 고민에 그는 늘 가슴 졸이며 일했다고 한다. 언젠가는 차 안에서 자신을 알아본 손님들이 눈치 없이 사인을 요구한 적도 었어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괴로웠다고 한다. 그때마다 사정을 딱히 여긴 주유소 사장님의 조언과 충고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자신의 힘들었던 시절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고 오히려 자부심으로 남아있다는 진태현. 그의 미니홈피 대문 글은 몇 년째 ‘모두 지우고 버려도 노력과 과정만은 내 심장에 남는다’다.
한편 개성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A는 힘들었던 자신의 대리운전 경험담을 털어 놓기도 했다. 데뷔 10년차를 맞는 그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좀처럼 생계가 나아지질 않았고 인기도 쉽게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도중 그는 군 입대를 앞두게 되었고 막연히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대리운전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워낙에 강한 개성 탓에 손님들이 알아볼까봐 마스크를 쓰고 대리운전 일을 시작했지만 손님들은 그런 자신을 피했다고 한다.
결국 A는 마스크를 벗고 일을 했고 역시나 A를 알아본 손님들은 동정반 호기심반의 눈빛으로 그에게 “A 씨 맞으시죠?”라고 묻곤 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A는 “네. 맞습니다. 제가 다음에 대리운전 기사역할을 맡게 되어서요. 경험삼아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군 입대를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그는 대리운전을 할 정도로 힘들었던 자신의 삶이 자신의 노력 부족임을 깨닫고 제대 이후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