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일본의 뇌 신경외과의인 쓰키야마는 “뇌는 본래 게으르기 때문에 틈만 있으면 쉬려고 한다. 하지만 뇌 전체가 쉬는 것은 아니고 몸의 기능과 직결된 운동계와 좋고 싫은 것을 결정하는 감정계는 항상 운동하고 있다. 게으른 부분은 의욕과 관련이 있는 사고계로, 이 부분을 활동하게 하려면 자극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느긋이 앉아 TV를 보거나 인터넷에서 일과 관련이 없는 사이트만 보고 있으면 사고계에서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쉬려고 한다.
쓰키야마는 “그럴 때에는 조금씩 뇌의 스위치를 켜면 좋다. TV 보는 것을 멈추기 힘들다면 시선을 옮겨 다른 풍경을 한동안 주시해라. 그것만으로도 뇌에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거기에 부엌에 가서 차를 마시면 사고계에서 ‘TV를 끄자’라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계를 자극하면 사고계가 활발히 움직이게 되는 것은 뇌의 구조 때문이다. 손발이나 입을 움직이는 운동계는 뇌 표면의 중앙부분에 분포되어 있어, 그 부분이 활성화되면 뇌 전체에 혈류가 흐르게 된다. 그래서 기분이 처져 있을 때 손발을 의식적으로 움직이면 대뇌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의욕적으로 변할 수 있다.
쓰키야마는 특히 ‘걷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발을 움직이기 위한 기능은 뇌 중에서도 두정부에 가까운 영역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걸으면 혈류가 뇌의 높은 부분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뇌 전체의 혈류도 좋아지고 사고계도 활발하게 움직인다.
결국 뇌의 ‘의욕 스위치’를 켜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쓰키야마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것은 아침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뇌는 멍한 상태로, 활발히 움직이기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예를 들어 아침 9시부터 일을 한다면 적어도 7시에는 일어나 뇌를 포함한 전신의 혈류가 활발히 움직이도록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길을 좀 돌아간다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면 뇌가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는 것. 또 입을 움직이거나 목소리를 밖으로 내는 일도 뇌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데 효과가 있으므로, 회사에 도착하면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간단한 미팅을 하는 것도 좋다.
기획서를 작성하는 등 고도의 업무를 하는 것은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그 이상 일을 하면 뇌가 지쳐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당히 쉰 다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당장 일할 의욕이 나지 않을 때는 우선 책상 주변을 정리하거나 매일 반복되는 간단한 업무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좋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