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격주간지 <프레지던트>와 포털 사이트 ‘goo’는 연수입 1000만 엔(약 1억 3600만 원) 이상 고수입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시간 활용 기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생산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시간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밝혀졌다. 조사 대상이 가장 높은 능률을 보인 시간대는 오전이었다.
뇌 시상하부에 있는 중추시계, 장기와 신체기관에 있는 말초시계가 함께 작용해 몸의 리듬을 만드는 게 바로 ‘체내시계’다. ‘시간유전자’는 체모 뿌리 부분에 있는 모포세포 속에 있는데, 각 신체기관의 체온과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 또 규칙적인 수면과 생리기능을 촉진한다.
잠에서 깨면서 아침 햇살을 쬐면 몸 전체가 깨어날 수 있어 좋다. 뿐만 아니라 몸 속 체내시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에도 좋다. 왜냐하면 시간 유전자는 25시간 주기로 움직여서 24시간 하루 생활 리듬과 매일 1시간씩 시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햇볕을 쬐면 뇌 시상하부에서 시차를 다시 맞춘다.
즉 생활리듬이 불규칙하면 시차를 맞추는 시간이 한 시간씩 늘어져 서서히 야행성이 된다. 야행성이 되면 본디 갖고 있는 체내 리듬에 부담이 되어 몸에 스트레스가 쌓이기 쉽다. 또 밤에 빛이 환하면 체내 중추시계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편의점에 가거나 취침 전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을 피해야 한다.
평일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보충한다고 해도 ‘체내시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시간유전자 주기는 25시간이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서 체내시간을 다시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밤늦게 술자리가 끝나 귀가 시간이 늦어져도 아침 시간에는 평소처럼 일어나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는 편이 좋다.
아침에는 혈관과 심장을 제어하는 교감신경계가 활발히 움직이고 뇌 활동도 원활하나 의외로 암기나 학습을 하면 좋지 않다. 뇌가 활발히 움직이기 때문에 기획서를 쓰는 등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편이 차라리 효율적이다. 즉 메일 확인이나 회계 업무를 하며 오전 시간을 보내면 ‘체내시계’가 활발한 소중한 시간대를 날리는 셈이다.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여태까지 식사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체내시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양이 높이 떠오른 시간에 활동하면 ‘시간유전자’에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졸린 것이다. 식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다. 따라서 오후에는 중요한 미팅과 회계 업무 등을 피하고 부서 내 미팅이나 정보수집 정도의 활동을 하는 편이 좋다.
오후 4시경은 기억력과 사고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루 중 가장 체온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기 학습과 강의 수업에 안성맞춤이다. 오전 중 떠오른 아이디어를 검토하거나 회계 업무 등을 봐도 좋다.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난 시간대도 오후 4시다. 이때 땀을 흘리면 근육을 만드는 데도 좋거니와 운동이 끝나면 체온이 내려가 저녁에 취침하기 쉽다.
감각과 시각이미지를 구성하는 우뇌가 활발한 저녁에는 사람을 만나 인맥을 쌓거나 정서적인 활동을 하면 좋다. 밤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몸이 피로를 회복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쉬지 못하면 노화가 촉진된다.
아침에는 혈압이 상승해 심근경색을 일으키기 쉽고, 천식은 새벽 3시에 발작하기 쉽다.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간 근무와 오후 3시부터 오전 12시까지 야간 근무를 교대로 반복하면 체내시계와 실생활이 맞지 않아 몸속에 시차 부적응이 생겨 피곤하다.
시간유전자를 최초로 계측한 바 있는 야마구치대학 시간학연구소 노데 교수는 “앞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10종류의 시간유전자가 밝혀질 것”이라 내다봤다. 시간유전자 연구가 계속 진행되면, 체내시계와 병과의 관련성도 서서히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 기상 및 취침시간이 일정치 않다.
□ 주말에는 오후 늦게까지 잔다.
□ 오전에는 멍하고, 밤에는 잠이 잘 안온다.
□ 야근 근무가 많고 밤샘이 잦다.
□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아침을 거르는 일이 많다.
□ 자기 전 야식을 먹거나 과자를 먹는다.
□ 술을 마시고 자는 습관이 있다.
□ 심야에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습관이 있다.
□ 자기 전에 컴퓨터를 쓰거나 핸드폰 문자를 보낸다.
□ 전기나 스탠드를 켠 채로 잠든다.
□ 운동 부족이라 땀을 흘리지 않는다.
□ 커튼을 치고 하루종일 햇빛을 한번도 쬐지 않을 때가 있다.
□ 야간에 업무상 국제전화를 자주 한다.
□ 일주일에 여러 번 밤 10시 이후 야근을 한다.
□ 월요일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어렵고 회사에 나가도 멍하다.
결과>>>
▣ 0~5개 : 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가끔씩 너무 졸릴 때가 있다.
▣ 5~10개 : 요주의! 요일에 따라 업무 능률이 다르다.
▣ 10~15개 : 위험신호!! 즉시 생활 리듬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