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귤에는 비타민 A와 C, 구연산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 중 비타민 C는 잇몸이나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상처를 빨리 낫게 할 뿐 아니라 피로회복에 좋다.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겨울철에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추위에 견딜 수 있게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준다.
성인의 비타민 C 하루 권장량은 50㎎. 중간 크기의 귤 한 개에는 약 40㎎ 정도의 비타민 C가 들어있어 하루에 귤 2개만 먹어도 필요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구연산은 몸속에서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장운동을 부드럽게 하며, 피로회복과 스태미나 증진에 빠른 효과가 기대된다.
귤의 주성분인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섬유소다. 담즙의 배설을 촉진하고,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귤에 들어있는 칼슘은 몸속에 쌓인 나트륨을 배설해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평소 짜게 먹는 사람이나 고혈압 등으로 혈압이 걱정되는 사람들에게 좋다.
귤은 현대인의 화두가 되어버린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품이다. 먹는 대로 살이 찐다는 사람은 신맛이 강한 귤을 먹으면 체질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신맛을 내는 구연산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 마른 체질로 변하도록 도와준다. 완전히 익은 것보다는 약간 덜 익은 것에 더 많은 구연산이 들어있다.
구연산과 함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성분은 비타민 P. ‘헤스프리딘’이라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고 살이 빠진 부위의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귤은 새콤달콤 통통한 알맹이뿐만 아니라 껍질도 여러 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제부터는 귤껍질도 버리지 말고 깨끗이 씻어 잘 말려두었다가 활용해 보자. 몇 가지 방법을 알아두면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상비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단 귤껍질에는 과육의 4배나 되는 비타민 C가 들어 있고, 하얀 속껍질에는 펙틴이 많아 변비에 특히 좋다. 또한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는 정유 성분과 플라보노이드 배당체 등도 들어있다.
“한방에서는 설사, 두통, 위장병, 부종 등에 효과가 있어 약재로 사용한다.”는 것이 정주화 화생당한의원 원장의 설명이다.
한방에서는 진피 하면 특히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소음인에게 적합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맵고 쓰고 따뜻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열이 많은 체질이 오랜 기간 먹으면 속이 쓰리고 기운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귤이 완전히 익기 전에 말린 껍질을 청피, 완전히 익은 후 말린 껍질은 진피 또는 귤피라 하는데, 오래된 것일수록 효능이 좋다고 한다.
▶귤껍질차=말린 귤껍질로 만든 진피차는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며 밥맛이 없을 때 마시면 좋다. 진피 20g에 물 300㎖를 붓고 끓인 다음 불을 줄여 한 번 더 끓인다. 우러나면 진피는 걸러내고 설탕이나 꿀을 타서 마시면 된다. 몸이 떨리는 초기 감기에는 진피차를 끓일 때 얇게 저민 생강을 조금 넣고 끓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
또는 귤껍질을 잘게 썰어서 꿀에 재워서 먹는 방법도 있다. 귤껍질을 물에 깨끗이 헹궈 농약이나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한 다음 가위로 잘게 썬다. 이것을 꿀에 재워 1주일 정도 두었다가 끓는 물에 두 스푼씩 타서 차로 마신다.
▶귤잼=잼을 만들 때는 크고 신맛이 있는 귤을 준비한다. 귤 1㎏에 설탕 400g 정도가 적당하다. 우선 귤껍질을 벗겨서 냄비에 담고 설탕을 3분의 1만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바닥이 넓은 프라이팬을 이용하면 오래 끓이지 않아도 돼 색이 곱고 맛있는 잼을 만들 수 있다. 거품을 걷어내면서 10분 정도 끓인 뒤 다시 설탕 3분의 1을 넣고 끓인다. 큰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면 불을 약간 줄이고 나머지 설탕을 모두 넣고 5분 정도만 더 끓인다.
귤마멀레이드도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다만 귤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만 다르다. 귤의 알맹이는 믹서에 곱게 갈고, 껍질은 소금물 등으로 깨끗이 씻어서 가늘게 채 썰거나 믹서에 갈아서 같이 끓이다가 설탕을 넣는다. 완성되면 귤잼처럼 빵에 발라 먹으면 좋다.
아이들은 귤즙을 이용해 젤리를 만들어주면 좋아한다. 귤껍질을 벗기고 믹서에 간 뒤 체에 과즙만 내린다. 이것을 끓여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두고 젤리, 샐러드 드레싱 등을 만들 때마다 이용한다.
젤리를 만들려면 귤즙 2컵과 물에 충분히 불린 한천 1컵을 준비한다. 설탕은 입맛에 따라 준비한다. 귤즙과 설탕을 냄비에 넣고 5분쯤 끓인다. 설탕을 2∼3회 나누어 녹이면서 끓여야 설탕이 덜 녹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기에 녹인 한천을 섞고 3분만 더 끓이고, 그릇에 부어 30분 정도 두면 굳는다. 그대로 잘라 먹거나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해서 먹으면 더 좋다.
▶귤주스=귤과 함께 요구르트, 양배추 등으로 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부족한 영양을 채우면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우선 바쁜 아침이나 가볍게 먹고 싶은 저녁에는 귤주스를 한 잔 마시면 효과적이다. 귤과 요구르트를 곱게 갈아 아침마다 한 잔씩 마신다. 요구르트 대신 우유를 넣어도 좋다. 신맛이 싫어서 조금 달게 먹고 싶다면 설탕보다는 꿀을 조금 넣는다. 설탕은 분해될 때 몸속의 비타민 B를 없애기 때문이다.
귤에 양배추, 플레인 요구르트를 더해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귤과 양배추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플레인 요구르트를 뿌려 먹는다. 양배추에는 우유 못지않게 많은 칼슘이 들어있고, 성장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도 다량 들어있다. 요구르트는 다이어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변비를 막아주고, 장속의 이로운 균의 활동을 도와 장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 가지! 귤을 먹을 때는 과육에 붙어 있는 흰 부분도 떼어내지 않고 같이 먹는 것이 낫다. 이 부분에 비타민 C는 물론 비타민 E나 P, 펙틴이 다량 들어있다.
맛있는 귤은 껍질이 얇고 꼭지가 작은 것으로 전체적인 모양은 평평하고 타원형인 게 단맛이 강하다. 껍질과 알맹이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신선하지 않은 것이므로, 고를 때 잘 살펴야 한다.
다만 귤은 다른 과일과 달리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귤에는 소량의 수산이 들어 있어 신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량만 먹는 것이 좋다. 더욱이 노란색을 내는 카로틴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황달처럼 눈이나 손 등이 노랗게 변하는 카로틴 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박진규 부평 힘찬병원 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