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검찰은 20일 대구지법 형사2단독 김형호 판사 심리로 열린 A 씨(46)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하고 “피고인 범행은 단순히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 이상의 것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고,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2월~4월 남편 B 씨가 출근한 뒤 10여 차례에 걸쳐 남편의 칫솔에 곰팡이 제거제를 뿌렸다.
범행은 B 씨가 출근하면서 설치한 녹음기와 카메라에 의해 밝혀졌다. 기기에는 무언가를 뿌리는 소리와 함께 “왜 안 죽지”, “오늘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A 씨 목소리가 담겼다.
지난 2019년에는 위장 통증을 느낀 B 씨가 안방 화장실에 평소 보지 못한 곰팡이 제거제가 있고 자신의 칫솔에서 그 냄새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칫솔의 위치를 맞춰 놓고 출근했다가 퇴근 후 위치가 바뀐 걸 확인한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B 씨는 아내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의심해 지난해 4월 대구가정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 들여 임시 보호 명령을 내렸다. 이후 B 씨는 A 씨를 살인미수로 고소했다. 검찰은 A 씨를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별도로 남편 B 씨는 A 씨 통화나 대화를 녹음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구지법은 이달 초 “범행이 은밀한 방법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기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것으로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고, 위해 방지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 인정돼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아내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8일 열린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