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각종 예능프로서 숨겨온 예능감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신현준.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김태진 리포터 : 정말 감사합니다. 워낙 바쁘셔서 당연히 안 된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신현준 : 뭔 소리야! 동생이 하는 일인데 당연히 해야지. 네가 신문에서 인터뷰를 하는 거야? 이거 정말 좋다. 넌 인터뷰를 잘하니까 이런 다양한 시도로 전문성을 쌓는 게 좋아. 오히려 내가 기쁘다. MC가 되기 전에도 너랑 인터뷰하면 참 편하고 좋았거든.
김 : 사실 형님이 <연예가중계> MC로 오신단 얘길 듣고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MC로 오게 된 거예요.
신 : 아직 얘길 못 들었나보구나. 데뷔하고 20년이 넘었으니 <연예가중계>와의 인연도 20년이 넘었지. 그래서 메인 작가 누나하고 친한 사이였는데 개편 앞두고 누나한테 몇 차례 MC 제안을 받았는데 사실 난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 난 배우니까. 하루는 강의하러 가는 길에 작가 누나한테 전화가 왔어. 난 시간 약속을 중시하는 편이라 늘 수업 20분 전에 강의실에 도착하는데 그날은 총장님을 만나고 오느라 잘못하면 늦겠더라고. 그래서 막 뛰어가는 길에 전화가 왔는데 또 MC를 제안하기에 “누나 알았어. 알았어.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라고 말하며 강의실로 들어왔는데 나중에 보니 “누나 알았어. 알았어”에서 전화가 끊긴 거야.
김 : 그럼 긍정적인 답변으로 뜻이 와전된 거네요.
신 : 난 아무 것도 모르고 강의하고 있는데 한 학생이 내 이름이 실시간 검색 1위라는 거야. 또 무슨 스캔들인가 싶어 깜짝 놀라서 보니 2위는 ‘연예가중계 MC’더라고. 통화가 끝나자마자 국장님한테 보고가 됐고 기사까지 나와 버린 거지. 그렇게 <연예가중계> MC가 된 거야.
김 : 갑작스럽게 MC가 돼 많이 당황했겠어요.
신 : 내가 가장 불안했던 것은 처음으로 MC를 하는데, 일을 즐길 수 있느냐였어. 첫 방송 시작 직전에 (김)생민이가 “형!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짜릿한 적은 처음이죠? 긴장되죠?”라고 묻더라. 전혀 긴장되진 않았는데 정말 짜릿하더라고. 오죽하면 생방송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쳐서 장난 같다는 시청자 반응까지 나왔겠어. 경쟁 프로그램인 <섹션TV 연예통신> MC인 (김)용만이 형이 “너 (방송) 즐기던데”라는 문자를 보냈더라고.
김 : 예능 출연을 하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 리포터로서 만난 영화배우 신현준과 현재의 MC 신현준은 상당히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예능 출연 효과인가요?
▲ KBS <연예가중계> MC로 활약 중인 신현준 이시영. |
김 : 정말 많이 편해진 거 같아요. 지긋지긋할 것 같은 스캔들을 예능 소재로 활용하시는 걸 보면.
신 : 20~30대 땐 언론과 싸우려 했는데 40대는 바람둥이 이미지도 유머 코드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나이인 것 같아. 삶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래도 꾸준히 조심은 하지. 나야 술 담배도 안하니까. 그러고 보면 내가 스캔들은 많았어도 다 가십거리들이지 마약이나 음주운전 같은 강력한 사건사고는 하나도 없었잖아.
김 : 그래도 삼각 스캔들은 충격이 컸을 것 같아요.
신 : 정말 치명적인 오점이지. 한 달 동안 그 얘기가 스포츠신문 1면이었으니까. 더 웃긴 게 한번은 스포츠신문 1면에 내 삼각스캔들 기사가 나오고 밑에 광고에도 내가 나오더라고. 게다가 광고 카피는 “덤벼라 세상아!”였어. 그 전에도 스캔들은 많았지만 스캔들에도 흔들림 없는 스타 1위가 나하고 (김)희선이였는데 그땐 정말 크게 흔들렸지. 심지어 영화를 찍는데 내가 나온다면 장소 섭외도 안될 정도였으니까.
김 : 그때 왜 침묵으로 일관하셨어요? 오히려 정면 대응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신 : 그때 침묵한 것을 후회하진 않아. 그 일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두 명이 더 연관돼 있었잖아. 내 성격이 워낙 긍정적이라 그런지 언젠가 진실이 알려질 거라 생각했어. 그게 5년이나 걸렸지만.
김 : 혹시 스캔들이 나면 상대 여자 연예인이랑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하나요?
신 : 그럼, 많이 어색해지지. 홍콩배우 종려시는 성룡이 주최한 파티에서 알게 된 친구였어. 그러다 내가 이수영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게 돼 상대 여배우로 종려시를 추천했고 고맙게도 종려시가 한국으로 와줬어. 그래서 같이 촬영을 하게 됐는데 감사의 뜻과 배려 차원에서 촬영이 일찍 끝난 날 와인을 가지고 종려시의 방으로 갔어. 행여 분위기가 어색해질까봐 방문을 열어 놓고 함께 와인을 마셨는데 그 모습을 누군가 보고 또 스캔들이 났지 뭐야. 그러면서 친구였던 종려시와의 사이가 많이 어색해졌어. 개인적으론 너무 아쉽지. 몇 년 뒤 종려시가 영화 <잔다라>를 들고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 한 여기자가 나와의 스캔들에 대해 질문했는데 종려시가 명답을 남겼어. ‘만약 당신이 신현준과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면 당신 역시 스캔들이 났을 것’이라고.
김 : <연예가중계>를 함께하다 보니 정말 주위 사람들한테 잘하세요. 특히 여자 리포터들한테. 이래서 스캔들이 끊이지 않나 싶을 정도예요.
신 : 내 사람 챙기기지. 그리고 이젠 스캔들 날 나이도 아니잖아. 내가 주위 여성들을 챙기다 오해를 사 스캔들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수많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20년을 버틴 것 역시 그런 주위의 힘이 아닌가 싶어.
김 :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스캔들 대부분이 오해라는 것은 제가 보증합니다(웃음)! 예능인으로서의 2011년 목표가 궁금해요.
신 : 우연히 예능 MC가 된 뒤에 그 이유가 뭘까 고민을 많이 했어. 아마도 하나님께서 내가 보다 노출되고 대중 가까이에서 일하길 바라신 게 아닌가 싶어. 더 대중적인 연예인이 되면서 전도하기도 편해졌거든. 여기저기 좋은 홍보대사 자리도 많이 들어오고. 이젠 대중이 귀한 손님이고 왕이라는 마음으로 일하려고 해.
김 : 배우로서의 목표도 궁금해요. 올해는 출연한 영화도 개봉하는데.
신 : 난 꾸준히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 난 심형래 감독을 참 좋아해. 남들이 손가락질을 할지라도 끊임없이 도전해서 묵묵히 해나가잖아. 사실 내가 영화사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월트디즈니처럼 가족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래서 <맨발의 기봉이> 팀과 2년 넘게 새 영화도 준비 중이고.
김 : 다시 한 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루 빨리 스캔들이 아닌 결혼 소식 들려주시길 기대할게요.
정리=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탁재훈 비밀? 달라진 얼굴?!!
신현준은 오랜 기간 연예계에서 활동하며 마당발로 유명하지만 그의 인맥 중심은 단연 3J다. 신현준 탁재훈 정준호가 바로 3J. 예능 프로그램에서 늘 아웅다웅 다투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은 진정한 절친이다. 인터뷰 과정에서도 정준호와 탁재훈 이야기가 나오자 ‘여자를 너무 좋아한다’ ‘시간 개념이 없다’ 등등의 공격적인 험담을 하던 신현준은 슬그머니 친구들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너무너무 착한 친구들이야. 사우나를 좋아하고 수다 떨기 마니아인 나와 코드도 잘 맞고 이것저것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은 나를 믿어주고 잘 따라줘. 그런 친구들이 내 곁에 있고 둘 다 자기 영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게 늘 자랑스럽고 든든하지.”
은근 슬쩍 신현준에게 알려지지 않은 정준호와 신현준의 약점을 공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역시나 신현준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기분좋게 그들의 약점을 공개했다.
“(정)준호는 몸에 흉터가 참 많아. 예전에 뭘 했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리고 (탁)재훈이 비밀은 뭐가 있을까…? 그래 방송에서도 나오긴 했지만 예전과 상당히 많이 달라진 얼굴?”
지난해부터 신현준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영화배우에서 예능인으로 거듭났다는 것과 인덕대학 방송연예학과에서 교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교수 신현준. 사실은 신현준이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이 모친의 꿈이라 시작하게 됐다는데 요즘 그는 학생들과 접하며 큰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단다.
“예능을 시작한 것도 교수가 된 탓이야. 학생들에게 이젠 배우나 가수 등에 국한되지 말고 만능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나도 뭔가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예능에 도전한 것이니까.”
신현준이 교수가 된 뒤 첫 번째 중간고사는 신현준과 함께 직접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신현준은 신인배우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선배의 눈을 보며 연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역시 수업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던 학생도 선배이자 스승인 신현준의 눈을 보며 연기하면 NG를 연발하곤 한다고. 무대 위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같이 연기하는 체험 학습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교수가 돼 강단에 서니 엄마의 오랜 꿈이 이뤄지게 됐다는 점에서 너무 행복해. 그리고 제자들이 열심히 공부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보람이지. 배우 신현준에게 영원한 스승 임권택 감독이 있듯이 내 제자들에겐 내가 그런 선배 배우가 되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