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포는 혈액순환을 도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삐거나 타박상을 입었을 땐 알로에 생잎을 갈아 습포를 한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물치료법을 처음 만든 유럽의 유명한 대체의학자인 크나이프가 물치료법 가운데 으뜸으로 꼽은 것이 바로 뜨거운 물과 찬물을 이용한 습포다. 물을 잘 활용하면 치료효과가 있어 36℃ 정도 되는 물은 신경안정제이고, 40℃ 이상의 물은 진통제이며, 찬물은 인체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실제로 뜨거운 물로 습포를 해주면 뭉친 혈액이 돌면서 몸에서 열이 발산되기 때문에 몸이 차가운 냉증에 좋다. 그런가 하면 면역력이 약해서 잘 아픈 사람에게는 냉습포가 좋다. 찬물로 습포를 하면 수축과 팽창이 자연스럽게 반복되면서 몸의 흐름이 좋아진다.
습포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첫째, 습포는 몸을 깨끗하게 해준다.
화생당한의원 정주화 원장은 “습포를 하면 피부의 땀구멍이 모두 열리면서 땀과 함께 몸속에 쌓여있던 노폐물이 잘 배출되고, 결국 몸속이 깨끗해진다”며 “몸속이 깨끗해진다는 것은 곧 몸의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면서 몸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지나치게 열이 많으면 늘어날 대로 늘어나고, 반대로 차가워지면 극도로 수축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몸이다. 이럴 때 적절하게 습포를 해주면 팽창과 수축이 자연스럽게 반복되면서 건강체질로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절염 같은 병도 염증이 있는 부위의 신경과 혈관이 수축된 결과이므로, 뜨거운 물로 습포를 해주면 긴장과 흥분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가라앉는다.
마지막으로, 습포를 하면 이용하는 재료의 효과가 그대로 전해진다. 이는 피부에 마사지를 하면 마사지 재료에 들어 있는 영양분이 흡수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온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습포=온습포를 하고 나면 땀과 노폐물이 배어 나온다. 이때는 마른 수건으로 땀을 잘 닦아주고 나서 크림을 몸에 바르면 열이 달아나지 않아 오래도록 따뜻하게 유지된다.
① 타월을 4∼5장 준비해 수증기가 생길 만큼 뜨겁게 만들어 놓는다.
② 이것을 비닐봉지에 넣고 타월로 다시 한 번 싼 뒤에 원하는 부위에 올린다.
③ 10∼15분 정도 지나 타월이 식을 때까지 습포를 한다.
▲감기 걱정을 없애는 냉습포=겨울철 찬물습포도 땀을 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10분이 지나도록 몸에서 땀이 나지 않으면 습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열이 나거나 편도선염이 생겨 습포를 할 때는 그 부위만 해주면 된다.
① 찬 물수건을 꼭 짜서 준비하고, 몸 전체를 감쌀 담요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뜨거운 물주머니를 마련한다.
② 습포할 부위를 제외하고는 뜨거운 물주머니나 담요로 따뜻하게 해준다. 습포가 끝나도 계속 덮고 있는 것이 좋다.
③ 습포를 하는 동안에 땀이 나면 노폐물이 배출되는 것이므로 잘 닦아낸다.
물 외에도 습포의 재료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채소나 조미료, 술 등을 이용한 습포방법을 알아두면 응급처치나 만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학적으로 더운 습포는 류머티즘 관절염, 신경통, 요통, 생리통, 치통, 귀의 통증, 발열, 기관지염, 피부염, 종기 등에 좋다고 한다. 또 찬 습포는 두통, 부어 오른 곳, 인대 손상, 늘어진 근육 조직, 멍든 부위, 삔 데, 타박상, 눈의 통증 등에 좋다.
▲붓거나 열이 나면 감자습포=감자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식히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산성화된 아픈 부위에 감자의 알칼리 성분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상으로 붓고 열이 날 때나 물집이 생겼을 때, 편도선이나 기관지, 폐렴 등으로 목이 붓고 아플 때 감자로 습포를 하면 효과적이다.
감자 간 것을 탈지면에 흡수시켜 목에 대고 있거나, 간 것을 거즈에 발라 아픈 부위에 대고 비닐, 타월 순서로 올린 다음 붕대 등으로 고정시킨다.
▲피로가 오래 가면 마늘습포=피로가 잘 풀어지지 않는 사람에게는 마늘습포가 효과적이다. 특히 인체의 모든 경혈이 담겨 있는 발바닥에 습포를 해주면 피로를 푸는 효과가 배로 커진다. 방법은 다진 마늘 한 쪽을 밀가루에 버무려 반죽한 다음 발바닥의 움푹 들어간 용천혈에 붙여두는 것이다. 하루 정도 붙여두면 몸의 부기가 빠지고 피로가 회복된다.
다만 마늘습포를 하고 나면 발에서 냄새가 난다. 이때는 녹차 찌꺼기를 탄 미지근한 물에 5분 정도 발을 담그면 냄새가 말끔히 사라진다.
▲혈액순환이 나쁘면 양파습포=직장인들에게 흔한 두통이나 어깨 결림, 요통을 비롯해 좌골신경통, 무릎통 등 통증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런 모든 통증은 혈액순환이 나빠지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증상을 빨리 없애고 싶을 때 가장 효과적인 습포는 양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양파에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염증을 진정시키는 데 좋은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습포를 할 때는 양파 간 것에 밀가루를 적당량 섞으면 흘러내리지 않고 밀가루가 피부를 보호해주는 역할까지 한다. 적당한 양을 거즈에 발라서 환부에 붙이고 비닐, 타월 순서로 대준 다음 반창고, 붕대 등으로 고정시킨다. 한 가지! 양파의 휘발 성분은 작용이 강한 편으로, 그대로 바르면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피부가 과민반응을 보일 때는 밀가루의 양을 늘리거나 습포를 그만둔다.
▲열이 나면 알로에습포=감기로 인해 아이들이 열이 많이 난다면? 알로에를 갈아서 붙이면 금방 열이 내린다. 가시를 뗀 알로에 생잎을 강판에 간다. 이때 초록색 껍질 부분에 유효한 성분이 있으므로 같이 간다. 알로에 간 것은 거즈에 싼 뒤 이마에 댄다.
알로에는 또한 삐거나 타박상을 입어 통증이 심하고 붉게 부어오를 때도 효과가 있다. 알로에 생잎의 가시를 잘라내고 강판에 갈아 이용한다. 그런 다음 거즈에 발라 다친 부위에 습포를 한다.
▲쑤시고 저리면 생강습포=생강의 약효는 매운 맛을 내는 진저롤 덕분이다. 생강에 풍부한 정유 성분이 혈액순환을 촉진, 노폐물이 쌓이고 울혈로 생기는 류머티즘이나 신경통 예방·치료에 도움이 된다.
믹서나 강판에 간 생강을 거즈에 고루 발라 통증이 있는 곳에 붙이고 비닐, 타월 순서로 댄 다음 붕대 등으로 고정시킨다. 하루 두세 번 정도 갈아 붙여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피부가 약한 사람은 덧날 수 있으므로 과민성 피부의 경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거운 짐을 들거나 운동을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을 때도 생강이 좋다. 이때는 생강을 껍질째 깨끗이 씻어 강판에 간 생강을 밀가루와 섞어 연고를 만든다. 심한 통증을 느낄 때는 찬물을,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뜨거운 물을 넣고 조금 묽게 반죽한다. 이 연고를 거즈에 잘 펴 바른 다음 아픈 부위에 붙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허리가 결리고 아프면 소금습포=요통은 척추 이상 때문이 아니라면 대개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피로할 때 발생한다. 근육이 긴장되면 혈액순환이 어려워지고 노폐물이 쌓여 피로해지는 것이다. 이럴 때 뜨거운 소금으로 긴장된 근육을 자극하면 혈관이 확장,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뭉쳤던 근육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요통이 사라진다. 소금습포는 요통뿐만 아니라 겨울철 냉증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 견비통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굵은 소금을 물에 한번 씻어 체에 밭친 뒤, 이를 30분 정도 중불에 볶다가 다시 30분 정도 센 불에 볶는다. 습포용 소금의 양은 환부의 넓이에 따라 다르지만, 허리가 아픈 경우 1공기 분량의 소금을 볶아 사용하면 적당하다. 볶은 소금은 두꺼운 종이에 싼 다음 이를 얇은 타월 등으로 싸서 허리에 댄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 화생당한의원 정주화 원장
곤약·후추가 특효
냉증이 있을 때는 곤약을 10분 정도 끓인 후 타월로 싸서 허리뼈 있는 쪽과 아랫배 부위에 갖다 대면 좋다. 따뜻해질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하면 몸이 훈훈해지며 냉증이 개선된다. 또한 곤약은 냉증뿐만 아니라 생리통에도 좋다. 생리통이 심할 때는 곤약을 뜨거운 물에 3분 정도 삶아 속까지 뜨거워지면 마른 수건으로 싼다. 똑같은 크기로 3개 준비해 아랫배와 허리 양쪽에 하나씩 대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후춧가루도 냉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후춧가루에 밀가루를 섞어 환을 만든 다음 경혈에 붙이면 마치 뜸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후추요법도 있다. 후추습포를 할 때는 후춧가루와 밀가루의 비율을 1 대 1로 해서 물로 개어 거즈에 바른 다음 좌우 삼음교(좌우 바깥쪽 다리의 복사뼈에서 5㎝ 정도 위)에 붙인다. 냉증으로 허리가 뻐근하고 시린 경우에는 허리 뒤쪽을 감쌀 만큼 많은 양을 만들어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