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씨의 인기 비결은 누구보다 끔찍이 제자를 아끼는 모습이었다. 조 씨는 ‘사람들이 무지해서 외국인 투자자한테 국익을 수탈당한다’면서 ‘주식 계몽운동을 펼쳐 외국인에게서 지켜야 한다’며 자신을 ‘이순신’에 자주 비유했다. 그는 “여러분이 성공할 때까지 성공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누구보다 회원을 더 생각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조 씨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을 모아 소위 ‘리딩방’이라 할 수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도 8개 이상 운영했다.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들을 ‘제자’라 불렀고 그는 스스로 ‘모카샘’이라 칭했다. 회원들도 누구보다 조효연 씨를 따랐고 그를 선생님이라 불렀다. 조 씨는 강의를 수강하거나 단톡방에 있는 사람이 추천해준 종목이 떨어졌다고 하면 ‘OO 강의 10번 수강하고 오라’거나 ‘공부 더하라’는 말로 야단쳤다.
조 씨는 2017년부터 강의나 시황분석에서 벗어나 모카컴퍼니라는 회사를 차렸다. 모카컴퍼니는 조 씨가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직접 주식과 암호화폐 등에 굴려 수익을 내겠다고 했다. 또한 일정 비율로 암호화폐 채굴기 사업에도 투자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2018년 채굴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모카테크도 설립한다. 이때부터 조 씨는 큰 수익률을 약속하며 모카컴퍼니나 모카테크 등에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조 씨가 받았다고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모카컴퍼니에 455명으로부터 약 45억 원, 모카테크 252명으로부터 약 24억 원에 이른다. 이 금액을 우선주 투자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투자 받았다. 또한 암호화폐 채굴기 투자 명목으로 1113명으로부터 약 111억 원을 받았다. 문제는 2018년 갑작스러운 암호화폐 폭락과 맞물려서인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회사가 운영비도 없을 정도로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한 투자자는 “그 많은 투자금을 받았는데 운영비도 없는 상황을 투자한 누구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2018년 말 채굴기 업체는 전기료가 없어 운영이 중단된 상태가 됐다. 투자자들은 “채굴기 가동에 쓰이는 전기료를 못 내서 전기가 끊기고, 채굴기 부품비도 안내서 부품 업체에서도 압류가 걸리고, 태양광도 대출 최대로 받아서 샀다는데 도대체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고 호소했다. 2018년 말 투자자들은 조 씨와 계열사 대표 서 아무개 씨를 고소했다.
결국 검찰이 이들을 기소해 2020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서 조 씨와 서 씨는 억울함을 주장했다. 조 씨와 서 씨는 법정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됐고 장래 지분 가치에 관해 주관적 평가를 했을 뿐”이라면서 “암호화폐 채굴기 판매는 투자가 아니다. 매매계약일 뿐”이라며 사기와 유사수신 등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또한 채굴기 관련해서도 법원은 “조 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구입한 채굴기로 채굴한 암호화폐가 투자자들 개인 지갑으로 입금됐음은 인정되지만 여러 번 구체적인 수치 제시로 확정적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여준 수익률을 올리지 못했다. 투자자들로부터 관리비를 수령하고도 전기요금을 납부 못 해 단전으로 운영이 중단됐고 약속했던 채굴기보다 더 낮은 사양인 것을 고려할 때 금원을 편취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조 씨와 서 씨는 조 씨 강의를 듣고 이를 신뢰한 피해자들에게 수익률 등을 과장하면서 자본시장법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원금 상환을 약속하고 투자금 명목과 채굴기 판매대금으로 180억 원이 넘는 거액을 편취했다. 조 씨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고수익 창출을 자신했다”면서 “서 씨는 모카컴퍼니, 모카테크 재무를 담당하며 사업 설명을 하는 등 역할을 수행해 1년 2개월 동안 180억 원을 편취했다.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조 씨에게 징역 5년을 서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조 씨가 편취한 편취금 중 투자자 276명에게 약 20억 원을 반환했고 약 100억 원은 암호화폐 채굴기 구매와 공장 매수에 사용한 점, 초범인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조 씨와 서 씨, 검찰은 각각 1심 판결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피해자들은 “이 사건 외에도 특정 암호화폐를 팔았는데 이들도 피해자 모임을 결성한 것으로 안다”면서 “민사소송을 진행한 피해자도 있지만 일부는 민사소송을 해도 돈을 돌려받을지 알 수 없고 비용 문제도 있어 소송을 진행할지 고민할 정도로 어려운 분들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