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MC 몽이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 한때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이 변호한다는 헛소문이 나기도 했다. 윤성호 기자 cybercoc1@ily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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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비리 혐의를 받아 재판이 진행 중인 MC몽은 재판을 앞두고 엉뚱한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MC몽이 불구속 입건된 직후 인터넷을 통해 MC몽의 법률대리인이 법무법인 김앤장이라고 알려진 것. 국대 최대 로펌 김앤장이 MC몽을 변호한다고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들끓었다. ‘MC몽이 계속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 ‘믿는 구석’이 김앤장이라고 추측하기 시작한 것. MC몽 소속사는 물론이고 김앤장까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소문은 한동안 지속됐다. 당시 MC몽의 소속사 관계자는 “엉뚱한 헛소문으로 인해 마치 우리가 불리해 김앤장에 사건을 의뢰하려 하는 것처럼 비쳐졌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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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 편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언론을 통해 가장 먼저 편지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 인물은 고인의 전 소속사 김종승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고영신 변호사다. 고 변호사가 조목조목 ‘고 장자연 편지’의 조작 근거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이 법무법인 율촌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화제가 됐다. 법무법인 율촌은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로펌. 게다가 고 변호사와 함께 김 대표 사건을 담당한 율촌의 박해성 변호사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장을 거쳐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인물이다. 결국 1심 재판에서 성남지원은 김 대표에게 폭행 및 협박 등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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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의 맞소송에 휘말린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푸념을 털어 놓았다. 서로 약속을 지키고 오해를 풀면 될 문제인데 법정 소송으로 일이 커져 변호사만 돈을 벌게 생겼다는 것. 변호사 선임에도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에 기자가 회사 자문 변호사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연예기획사 대표는 “저쪽에서 대형 로펌에 일을 맡겼다고 해서 고민 중”이라며 “대형 로펌들이 연예인은 수임료를 적게 받는 대신 성공 보수를 높게 받는 형식으로 계약한다는데 우린 엄청난 수임료도 부담”이라고 말한다.
최근 몇 년 새 대형 로펌의 연예계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SM엔터테인먼트(SM)와 JYJ의 법정 소송이다. SM의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 JYJ는 법무법인 세종으로 두 법무법인 모두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로펌들이다. 대기업 인수 합병 등의 사안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게 더 어울릴 듯한 대형 로펌의 맞대결이 연예인 관련 소송에서 벌어진 것. SM의 경우 소송 초기엔 법률대리인이 법무법인 지평지성이었는데 이곳 역시 상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로펌이다. 이는 그만큼 5인조 동방신기의 영향력과 수익성이 대단한 수준이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카라 분쟁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반복되고 있다. 카라의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DSP)는 법무법인 세종 카드를 꺼내들었다. 담당 변호사 역시 굵직굵직한 연예계 사건을 맡아온 임상혁 변호사. 반면 소속사와 분쟁 중인 니콜 한승연 강지영 등 카라 3인은 법무법인 한결로 맞서고 있다. 본래 카라 3인방의 법률대리인은 랜드마크였다. 이를 두고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법정 다툼 보다는 합의로 해결하려 하는 것 같아 보인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대형 로펌 세종을 앞세운 DSP에 비해 랜드마크는 대형 로펌이 아니었기 때문. 결국 카라 3인방이 법률대리인을 법무법인 한결로 교체하자 연예관계자들 역시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 한결은 대표적인 연예 전문 로펌으로 절반 이상의 국내영화사가 이곳에서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또한 이번 소송을 담당하게 된 김진욱 변호사는 SM과 슈퍼주니어 한경의 분쟁에서 한경 측 법률대리인을 맡아 예상을 깨고 전속계약 무효 판결을 얻어 낸 인물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임상혁 변호사다. 임 변호사는 연예 전문 변호사로 유명세를 얻어 대형로펌 세종에 들어가 미디어콘텐츠팀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SM과 JYJ의 소송에서 JYJ 측 변호를 맡아 동방신기 전속계약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이끌어내 단독 활동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이니까 가능했다”며 “우수한 젊은 변호사들이 모여서 전략을 짜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데 ‘가처분’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하고 성공시켜 법조계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카라 소송에선 소속사인 DSP 측 변호를 맡아 유사한 사건에서 정반대 입장에 서게 됐다. 동방신기 건에선 소속사에서 나오려는 JYJ 측 변호를 맡은 그가 카라 건에선 소속사인 DSP의 법률대리인이 된 것.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그는 “두 사건은 여러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예관계자들도 동방신기와 카라 모두 일본 진출에 성공한 뒤 부모가 개입돼 해체 수순을 밟는 과정은 유사하지만 내부 사정은 차이점이 많다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대형 로펌이 두 대형 소송을 정반대 입장에서 모두 맡게 된 부분은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나 영화사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대형 로펌의 연예계 진출은 이제 연예인 개개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불거진 이병헌과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캐나다 동포 권미연 씨 사이의 소송에서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이 이병헌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또한 병역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박해진은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법적 대응을 했다. 화우 역시 상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대형 로펌이다. 이처럼 연예인 개개인까지 대형 로펌과 손을 잡으면서 연예 전문 변호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동안 연예인 소송에서 대형 로펌과 연예 전문 변호사의 맞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인데 현재 진행 중인 카라 소송에서 맞붙는 대형로펌 세종과 연예 전문 로펌 한결이 대표적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몇몇 유명 연예 전문 변호사들이 연예인 관련 소송을 주도했다. 법무법인 두우의 최정환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신우 홍승기 변호사, 법무법인 정세 김형진 미국 변호사, 법무법인 원 조광희 변호사, 변호사이재만법률사무소 이재만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표종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한울의 이동직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지성 최승수 변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아예 두우, 신우, 한결 등은 연예 전문 로펌을 지향하고 있다.
국내 1호 연예 전문 변호사로 불리는 법무법인 두우의 최정환 변호사는 대형 로펌 김앤장과 율촌에서 활동하다 연예 전문 부티크 펌인 두우를 설립했다. 최 변호사는 대형 로펌의 연예계 진출에 대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과거와 달리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커지면서 이제 대형 로펌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며 “내가 처음 김앤장에서 영화 관련 소송에 관심을 보일 당시만 해도 변호사들은 주로 금융·증권·은행 관련 업무를 선호했는데 이젠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대형 로펌과 변호사들이 선호할 만큼 돈이 되는 업무가 된 것”이라고 말한다.
대형 로펌이 연예계 소송에 관여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곧 연예계가 그만큼 발전했음을 의미하고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법조계에서 전문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게다가 연예인들이 보다 좋은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그렇지만 법조계에서 연예계가 소위 ‘돈이 된다’고 보기 시작하면서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심지어 연예관계자들은 일부 소송을 두고 연예인이 변호사의 말만 믿고 무작정 소송을 제기한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3년 사이 불거진 연예인 관련 소송만 대략 125건에 이른다. 연예계가 발전할수록 소송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폭력·마약사건 21건
2008년 3월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언론에 보도된 연예인 소송이 대략 125건이나 됐다. 우선 125건의 연예인 소송 가운데 남자 연예인 소송이 86건, 여자 연예인이 39건으로 남자 연예인들의 소송 건수가 더 많았다. 민사소송이 90건, 형사소송 35건으로 민사소송이 더 많았지만 형사소송 건수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아무래도 연예인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함에도 각종 루머와 허위사실 유포 등의 폐해에 시달리고 있어 이와 관련된 각종 손해배상소송과 명예훼손소송이 두드러졌다. 각종 손해배상청구소송이 21건으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으며 명예훼손 역시 7건이나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속계약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출연료 미지급 사태도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의 연예계 활동과 연관된 소송도 증가추세다. 전속계약 해지 관련 소송이 17건, 출연료 관련 소송도 13건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예인 개인의 사건 사고 관련 소송도 만만치 않다. 지난 3년간 연예인들의 폭력혐의가 11건으로 나타났으며 마약혐의 관련 소송도 10건이나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8건), 사기혐의(6건)로 문제가 된 경우도 많았다. 이 외에도 이혼소송(5건) 병역기피 혐의(4건) 도박혐의(3건) 성추행혐의(2건) 등의 다양한 소송에 연예인들이 연루돼 왔다.
최정아 인턴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