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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대구국제육상대회에 출전한 타이슨 게이의 100m 역주 모습. 스프린터들의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장거리 선수들의 3배라는 보고도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 ||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해야 살이 빠진다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는 경우 우리 몸의 조직들은 지방산과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물론 그 사람의 평소 식습관과 신체활동량에 따라 지방산을 더 많이 쓰거나 포도당을 더 많이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일상활동이 아니라 운동을 할 때는 어떻게 될까? 본격적으로 근육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바로 꺼내서 연료로 쓸 수 있는 탄수화물부터 소모하다, 15~20분이 지나면서부터는 지방을 이용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진다.
특히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할 때 지방 이용률이 높아진다. 운동 강도가 높아져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을 주로 이용한다. 살을 빼려면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오랜 시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 운동하는 동안 지방을 더 많이 연소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속보나 조깅 같은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60분씩 꾸준히 하면 어떻게 될까?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많이 쓰는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우리 몸이 다음에 운동을 할 때 사용될 지방을 미리 비축해두는 방향으로 적응해 버린다. 유산소 운동이 심폐지구력을 키우고 지방을 연소시키는 것은 맞지만 유산소 운동만을 고집하면 몸이 엉뚱하게 바뀌는 것이다. 근육 속의 단백질이 조금씩 줄어들고, 고강도 운동에 사용되는 근섬유들이 퇴화되며, 연료로 사용되는 지방을 쌓아두려는 경향이 그것이다.
#유산소 운동보다 지방 체중 감소 효과 높아
캐나다 라발대학 연구팀은 45분간 쉬지 않고 중등도 강도로 사이클을 돌리는 운동을 주 5일 시행한 그룹과 15~90초의 짧은 시간동안 전력을 다해 운동한 후 중간에 짧게 휴식시간을 주고 이를 수차례 반복하게 한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운동 효과를 관찰했다.
그랬더니 장시간 유산소운동을 한 경우 운동으로 인한 칼로리 소모는 짧은 시간 운동을 한 그룹에 비해 2배나 많았다. 하지만 체지방 검사 결과, 단기간 운동을 반복한 그룹에서 지방이 훨씬 많이 빠졌다. 소모한 1㎉당 지방체중의 감소는 단기간 운동그룹이 무려 9배나 많았다.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은 “이런 운동을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1시간씩 매일 트레드밀 위에 서서 걷는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30분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이어트 전문가가 제안하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박용우 원장이 다이어트 운동으로 제안하는 것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처럼 일단 시작하면 30~60분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15~20분만 시간을 내면 되는 방법이다.
“시간을 적게 투자하고도 유산소 운동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박용우 원장의 설명이다.
이 운동을 꾸준히 했을 때 살이 빠지는 것은 운동을 하고 있지 않은 나머지 23시간 동안의 칼로리 대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걷기나 가볍게 뛰기가 아니라 전력질주를 해서 몸을 힘들게 하고, 근력운동을 병행해 몸에 근육이 생기면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책상 앞에서 일할 때나 심지어 잠자는 중에도) 이전보다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는 체질로 바뀐다.
‘신체활동 강도에 따른 에너지원의 사용 비율’ 표를 보면 운동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 지방 이용률이 더 높다. 30분 유산소 운동을 통해 지방을 연소하는 양보다 평소에 지방을 연소하는 양이 훨씬 많은 것이다. 때문에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 지방을 보다 많이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 다이어트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고강도의 운동을 짧게 하면 우리 몸은 지방을 쌓아두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지방보다 탄수화물을 주로 이용하고, 운동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운동 중에 탄수화물 이용률이 더 증가한다.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을 저장하는 창고는 간과 근육이다. 한없이 지방을 쌓아둘 수 있는 지방조직과 달리 탄수화물 창고는 크기가 제한돼 있다. 간은 탄수화물만을 연료로 쓰겠다고 고집하는 뇌세포에게 24시간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비축한다. 근육은 자기가 사용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비축한다.
따라서 근육이 탄수화물을 주로 사용하는 고강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가능하면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모아두려는 경향을 보인다. 운동을 끝낸 이후 평상시에는 고갈된 탄수화물 창고를 다시 채우기 위해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15분씩, 2주 동안 총 6번만 시행해도 심폐지구력과 근육의 지방연소 능력이 두드러지게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6주 동안 전형적인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과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한 그룹을 비교한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두 그룹 모두 심폐지구력과 근육의 지방연소 능력이 개선되었고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평균 심장박출량 증가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그룹에서만 나타났다.
짧은 시간의 고강도 운동이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한다는 보고도 있다.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보다 스프린터들의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3배나 더 많게 나타났다. 운동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보다는 어떤 운동을 하느냐가 몸의 신진대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결과다.
#근력·지구력 개선되면 운동강도 높여라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우기 위해서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할 때 2가지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 첫 번째는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해야 하고(운동효과는 주 5일 운동을 할 때 가장 크다), 두 번째는 점차 강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운동을 계속 하면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개선돼 이전과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하게 되면 충분한 자극이 되지 않는다. 이때는 시간을 늘리든지 강도를 높여야 한다. 만약 트레드밀에서 뛴다면 속도나 경사도를 높게 설정하고, 사이클을 탄다면 페달 밟는 속도(RPM)나 저항(W)을 높여야 한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과 휴식이 한 세트가 된다. 운동 강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숨이 차서 못할 때까지 전력으로 뛰거나 사이클을 탄다. 휴식기에는 가쁜 호흡이 편안한 호흡으로 바뀔 때까지 쉬거나 천천히 걷는다. 휴식기 역시 개인차이가 있다. 심폐지구력이 좋은 사람은 휴식기도 짧다. 반면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사람은 휴식기가 길다. 일반적으로 1분~5분 정도를 휴식기로 한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1~2분, 휴식 2분을 한 세트로 해서 4~5세트 시도한다. 5세트를 해도 15분이면 끝난다.
#운동 전 건강체크 필수
다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은 운동 효과가 큰 만큼 심장에 강한 자극을 주는 운동이다. 때문에 심장,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무턱대고 시작하면 안 된다.
특히 △50세 이상(다음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40세 이상)△심장질환, 호흡기 질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나 현재 약물 치료 중인 경우 △과체중, 복부비만 △담배를 피웠거나 피우고 있는 경우 △가족 중에 심장병, 뇌졸중 환자가 있는 경우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있는 경우 △운동 중 가슴통증, 호흡곤란, 부정맥 등의 증상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경우 △최근 2년 동안 건강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건강을 체크하고 전문의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