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공화국'이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일상 곳곳을 장악한 카카오. 1년 매출이 3400만 원이었던 스마트폰 메신저 개발업체는 10여 년 만에 계열사 158곳을 거느리고 전체 시가총액 1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집단이 됐다. 그리고 이런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승객들이 내는 카카오 택시 스마트 호출료를 택시 기본요금보다 비싼 최대 5000원으로 올렸다가 한 발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미 택시 기사, 대리 기사에게는 '우선 배차'권리를 돈을 받고 팔고 있다. 인건비와 점포 운영비를 절감해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던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는 지금은 다른 은행보다 더 높은 대출 이자를 받고 있다.
이수진 대표는 모텔 종업원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최대의 여행숙박 플랫폼 '야놀자'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여행숙박업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지난해에도 '야놀자'는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흙수저'의 창업 신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숙박업소 업주들의 눈물이 있었다.
기본 예약 수수료 10%에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힘든 월 최대 500만 원의 광고비까지 직원을 줄이고 가족들끼리 교대해가며 카운터를 지켜도 손에 쥐는 돈이 거의 없다. 하지만 광고를 하지 않으면 손님을 구하기가 힘들어지는 현실에 울며 겨자 먹기로 점점 비싼 광고비를 낼 수밖에 없다고 업주들은 스트레이트 취재진에 호소했다.
당장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이렇게 플랫폼이 독과점 기업이 되어가는 걸 바라만 봐도 되는 걸까. 각 국의 경쟁 당국과 입법 기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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