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속이자 국민의힘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형두 의원은 “(민주당이) 세상에도 없는 악법을 만들게 해서 국민과 언론인들, 전 세계 언론 단체들까지 우리나라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게 만들어 21대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송구하다”며 “지금의 언론을 만들어준 언론인들이 대한민국 국회의 역주행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국민의힘과 정의당, 국민의당은 사력을 다해 민주당 입법독주 막을 것이다. 필리버스터나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다. 법안이 강행돼도 입법저지투쟁, 입법수정에 나설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양심, 정의가 힘을 얻어 이 법안이 상정되지 않도록 해달라. 저희 당도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악법 저지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당인 김성수 의원(문체위 소속)은 “민주당은 많은 국민들이 가짜뉴스 근절을 원한다는 것과 이를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이 법안이 담는 위헌적 요소, 독소조항에 대해 잘 이해한 국민들은 많지 않다”며 “심지어 문체위, 법안소위,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언론중재법 강행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도 법안을 달리 해석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은 “민주당은 논의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내용을 갖고 여야 동의 없이 통과시키려한다”며 “외국 언론 단체들도 법안의 위헌성, 유례없는 내용들, 한국의 표현적 자유, 민주화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만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를 통과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따라 신문방송사나 인터넷신문사는 허위, 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 배상을 하고 정정보도는 원보도와 같은 분량, 같은 크기로 개제해야 한다. 보도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보도내용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해당기록물 열람을 차단할 수도 있다”면서 “민주당이 (언론의 자유를) 군부독재 시절로 돌리는 것이다. 민주당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언론중재법 개정을 무효하기 위한 위헌 심판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수정 한국여기자협회 회장은 “(민주당이) 99%가 반대하는 법을 밀어붙이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도저히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언론이) 정권을 비판하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좌표’를 찍고 언론사 대표를 테러하고, 기자를 공격한다. 민주당은 이들만 믿고 낯부끄러운 폭주를 하는 것이다. 국민들을 대한민국 공동체를 먼저 생각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5시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설 계획이어서 8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전에 법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가 끝난 뒤 9월 정기국회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다시 상정시켜 처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