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엔비디아 등 관련주 주목…NFT 콘텐츠 활성화되고 가상자산 화폐 기능 전망
증시에서도 메타버스는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지난해 시장을 휩쓸었던 전기차 관련주 열풍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열풍과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이 메타버스와 결합해 폭발하는 모양새다. 올해와 내년 투자수익률은 메타버스 관련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는지에 따라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주, 어떤 것이 있나
현실세계를 가상으로 옮겨 놓는 것과 관련한 모든 주식이 포함될 수 있어 범위가 상당히 넓지만 최근 주목받는 곳들은 플랫폼, 콘텐츠, 그리고 관련 인프라를 가진 곳 등으로 크게 나뉜다. 플랫폼에는 기존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 게임회사 상당수가 포함된다. 기본적인 사업모델이 메타버스 환경과 가장 닮았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로블록스가 대표적이다.
콘텐츠 기업은 음반이나 비디오, 아티스트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하이브, 초록뱀미디어 등이 진출을 예고하고 있고, 지난 11월 10일 상장한 디어유 등 팬 플랫폼 기업들도 관련주로 분류된다. 기존 소비재 기업 가운데서도 명품이나 나이키 등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곳들이 메타버스의 주 이용자인 Z세대에게 브랜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인프라는 메타버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대용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등이다. 실시간으로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므로 인공지능 관련 기술도 중요하다. 메타버스와 관련된 핵심 전자장비나 부품 등을 만드는 곳도 포함된다.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엔비디아다. 미국의 컴퓨터 GPU 설계회사인데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이다. 메타버스 환경 구현에 꼭 필요한 반도체인 독립형 GPU 시장 점유율 1위인 것은 물론 자율주행 자동차 부분에서도 선두인 회사다. 국내에서는 OLED장비 업체인 선익시스템이 가장 주목받는 곳 가운데 하나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는 자이언트스텝이 있다. 영화 및 애니메이션에 적용되는 영상제작기법 중 컴퓨터 그래픽스에 바탕을 두고 있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기법인 디지털 VFX(Visual Effects, 이하 VFX) 및 다양한 리얼타임 콘텐츠솔루션을 제작하는 회사다. 비슷한 기업으로는 위지윅스튜디오, 덱스터 등이 있다.
#종합선물세트 ETF·펀드, 힘 받는 가상자산
간접투자 시장에서도 메타버스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지난 10월 상장 이후 26% 이상 급등하며 순자산이 15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펀드는 국내 관련 기업인 하이브, 카카오게임즈, 아프리카TV 등에 주로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메타버스와 KB자산운용의 KBSTAR iSelect 메타버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메타버스MZ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펀드 가운데는 KB자산운용의 KB글로벌메타버스경제펀드가 순자산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글로벌 주식형펀드 평균 대비 5%포인트가량 높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상거래는 전자적 수단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콘텐츠가 NFT(대체불가토큰) 형태로 거래될 전망이다.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소유권과 판매 이력 등의 관련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되며, 따라서 최초 발행자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어 위조 등이 불가능하다.
또 기존 암호화폐 등의 가상자산이 발행처에 따라 균등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반면 NFT는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담고 있어 서로 교환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자산 소유권이 명확해 게임·예술품·부동산 등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수단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어 BTS(방탄소년단)가 런던에서 공연하는 실황을 1시간으로 편집해서 5000개 한정판 NFT 토큰으로 만들어 경매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에 희소성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거래되는 콘텐츠와 자산들이 NFT로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메타버스 환경에서만 통용되는 ‘암호화폐’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통용되는 자체 통화로 암호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다. 그동안 실생활에서 쓰임이 제한적이었던 가상자산들이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화폐’의 기능을 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최근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하이브와 1조 2000억 원 규모의 자본제휴를 맺은 사실도 메타버스와 가상자산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비트코인은 물론 NFT에 주로 활용되는 이더리움도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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