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전문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최악의 식량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기상이변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홍수 가뭄, 산불, 병충해로 인해 농경지는 줄어들고 농산물의 품질은 떨어지고 있다.
그 결과는 생산량 감소다. 기후변화가 곧 식량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기후변화는 어떻게 식량위기를 일으키고 있을까. 전세계에 그리고 한국 땅에 식량위기는 어떤 모습으로 오고 있을까.
"가뭄 비상사태가 선포된 케냐. 기후변화로 220만 명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다."
동아프리카의 부국 케냐가 심각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다. 나이로비에서 자동차로 7시간 떨어진 지역, 이시올로.는 극심한 가뭄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면서 가축과 사람이 모두 굶주리고 있다.
이렇게 기근에 놓인 사람들이 220여만 명. 대통령이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국민들은 심각한 기근을 견디고 있다. 이시올로엔 지난해 70년 만에 사막메뚜기 떼까지 출현하면서 농경지가 초토화됐다.
하루만에 3만 5000명분의 작물을 먹어치우는 사막메뚜기 떼가 케냐까지 오게 된 것은 바로 기후변화 때문이다. 인도양의 수온이 올라 생긴 사이클론이 아라비아반도에 사막호수를 만들어 사막메뚜기를 키웠고 이례적으로 8차례나 발생한 사이클론이 사막메뚜기를 케냐까지 날아오게 만든 것이다.
가뭄과 홍수, 사막메뚜기떼의 습격 등 3중고로 인해 어마어마한 농작물피해를 입은 케냐에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상관관계를 찾아본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의 곡창지대인 미국 캘리포니아 역시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35년째 농사를 지어온 조 보스쿠 씨는 올해 50만㎡의 농지에 작물을 심지 못했다. 지금 재배하고 있는 아몬드 나무도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한 상태라 내년엔 모두 뽑아버릴 예정이다.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2년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이미 98퍼센트가 가뭄상태에 64%는 심각한 가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미 서부지역. 이곳에선 농부 보스쿠씨처럼 농작물에 가뭄 피해를 입거나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옥수수, 밀, 대두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그것은 곧 세계 곡물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전라북도 지역은 벼 재배면적의 50% 가까이가 병충해 피해를 입어 소출이 급감했다. 완도의 양식장은 바다 수온 상승으로 전복이 절반 가까이 폐사했다. 기후변화로 한국의 농수산업도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 식량의 78.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 7위의 식량수입국이다. 식량자급률은45.8%, 사료를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1.4%에 그친다. 만일 곡물수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면 혹은 수입곡물의 가격이 급등한다면, 식량위기는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철저한 국제적 분업으로 돌아가는 세계 농산물 시장에선 한 곡물이 기후변화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해당 곡물의 수출은 제한되고 가격은 급등하게 된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주요 쌀 수출국들이 수출을 전면 금지면서 쌀값이 폭등하게 됐던 것처럼 말이다. 기후위기는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 서부에선 농지 휴경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작물을 심지 않는 대신 농부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주고 그렇게 남는 물을 도시의 생활용수로 쓰는 것이다. 케냐에선 유엔식량농업기구의 구호프로그램으로 먹을 것을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다.
뜨거워지는 지구를 멈추지 않는다면 기후변화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지금 지구는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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