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조 회장이 1심에서 유죄로 판단된 2015년 상반기 지원자 1명과 2016년 하반기 지원자 1명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당한 합격이거나 합격 사정을 거친 지원자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2016년 하반기 지원자 채용 건에 대해서는 “조 회장이 이 1명이 서류전형에 지원할 것이라고 인사부장에게 전달했더라도 이를 합격지시로 간주할 수 없으며 만약 합격지시로 받아들였다면 굳이 서류전형만 통과시키고 1차 면접에서 탈락시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판단했다.
다만, 조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인사담당자들은 유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1심에서 인정한 부정합격자들의 숫자가 줄면서 선고형량도 줄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윤승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은 2심에서 징역 4월의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김 아무개 씨의 형량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200만 원에서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1년에 벌금 200만 원으로, 다른 기간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이 아무개 씨의 형량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0만 원에서 1500만원의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관행이란 미명 하에 청탁받은 또는 연고 관계 지원자들을 임직원 자녀 명단이란 이름으로 관리하거나 설령 명단 작성을 하지 않았더라도 채용팀이 이를 전달받아 인지한 상태에서 채용업무 진행한 것만으로도 비리로 이해할 수 있다”며, “과정 공정성의 불신으로 인해 일반 지원자들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들게 했다. 여러 사기업에서 이어 온 (이런) 관행은 타파돼야 할 구습이자 악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정합격자로 알려진 이들이 대체로 상위권 대학, 각종 자격증 등 기본적 스펙을 갖춘 점, 다른 일반 지원자들과 사정 과정을 거친 점 등을 들어 일괄적으로 부정통과자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조 회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조카손자부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자신이 다니는 교회 교인의 아들 등 외부청탁을 받은 뒤 전형별 합격 여부를 보고하게 해 특혜를 제공하고 남녀합격비율을 맞추려 점수를 조정한 혐의로 2018년 9월 기소됐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