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보다 여름 나기 힘겨워하는 사람들은 기를 돋워주고 더위를 물리치는 전통차를 마시면 좋다. 사진은 매실차와 오미자차.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냉방병에 잘 걸릴 때-쑥차
하루 종일 에어컨이 잘 가동된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머리가 무겁고 속이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냉방병의 한 증상이다.
“더운 여름일수록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어야 냉방병이 생기지 않고, 냉방병이 생긴 경우에도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야 증상이 빨리 사라진다”는 것이 정이안 한의사(정이안한의원 원장)의 설명이다.
냉방병에는 쑥차나 쑥환 등으로 쑥을 자주 가까이하는 게 좋다. 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독특한 향이 식욕을 돋워주는 효과도 있다. 날씨가 덥다고 찬 것을 많이 먹거나 에어컨 바람으로 속이 냉해지면서 배탈, 설사가 나는 것도 일종의 냉방병이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땐 매실이나 생강, 칡뿌리, 오미자 등을 달여 마시면 심한 설사나 복통이 멎는다.
또 하나, 삼계탕이나 추어탕 같은 보양음식도 몸을 따뜻하게 해주므로 냉방병 예방과 개선에 효과가 있다. 냉방병으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미식거리면서 배탈이 날 땐 통마늘을 듬뿍 넣어 삼계탕을 해먹으면 좋다. 인삼과 찹쌀, 마늘 모두 기운을 보강하면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식품이다. 밤과 대추는 위장을 보하면서 빈혈까지 예방한다.
#피곤해서 입맛 떨어질 때-결명자차
동의보감에 보면 눈은 간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간 기능이 약해지면 피로가 쉽게 찾아온다고 되어 있다.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 정신적인 과로가 쌓여 내분비 계통이 약해지면 눈이 피로하고 침침해진다. 또한 두통과 함께 식욕감퇴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때는 결명자를 이용하면 좋다. 결명자에는 강장과 건위, 정장, 이뇨 등의 작용이 있어 피곤하고 식욕이 없을 때 차처럼 끓여 마시면 좋다. 결명자 5g에 물 3컵을 붓고 끓여서 반으로 줄면 식혀서 틈틈이 마신다. 또는 넉넉히 끓여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물 대신 수시로 마셔도 좋다.
#만성피로로 저항력이 떨어질 때-인삼차
인삼은 허약 체질을 개선해 주고 식욕을 돋워줄 뿐만 아니라 위장, 신장, 간장의 기능을 두루 좋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면역기능을 개선시켜 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여주므로 여름철 각종 질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피로 회복,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있다.
인삼만 달여 마셔도 좋지만 생강과 대추를 적당량, 정향 한두 알을 넣어 차를 끓여 마시면 위액 분비가 활발해져 식욕이 증진되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값비싼 백삼이나 홍삼 대신 수삼을 넉넉히 사다가 끓여서 음료수 대신 마시면 좋다. 또는 꿀에 재어 놓고 매일 조금씩 먹는 것도 효과적이다. 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라면 인삼 대신 당귀차나 오디술을 먹는 것이 낫다.
#여름감기에 잘 걸릴 때-칡차
여름감기에 잘 걸리는 것은 더위로 몸이 약해져 면역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기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냉방이 잘 된 사무실에 들어가면 기온차를 이기지 못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여름감기로 으슬으슬 추울 때는 칡 달인 물이나 칡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칡에는 발한 작용이 있어서 여름감기로 한기가 날 때 효과가 있다.
#만성피로로 무기력할 때-구기자차
날씨가 더우면 매사가 귀찮아지고 성욕도 감퇴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구기자를 달여 차처럼 마시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구기자는 순환기나 비뇨기, 생식기 계통의 작용을 활발하게 해 만성피로로 인한 정력 감퇴에 도움이 된다. 또 과음으로 인해 심한 피로감이 느껴질 때도 좋다.
특히 피로감이 심해 정력 감퇴가 걱정된다면 구기자차를 하루 3~4잔씩 꾸준히 마신다. 약재시장에서 말린 구기자를 구해 깨끗이 씻은 다음 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고운 빛이 우러날 때까지 끓이면 된다.
#배탈, 설사가 날 때-매실차
여름철은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자주 찾아 먹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기가 습해서 공기 중이나 음식에 세균이 많아지는 계절이므로 배탈 설사와 식중독, 장염이 흔한 계절이다.
정이안 한의사는 “특히 위가 약하고 차가운 소음인, 장이 약한 태음인들이 자칫 배탈, 설사로 고생하는 계절이 여름”이라고 말했다.
이럴 때는 매실이 좋다. ‘매실은 3독을 없앤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3독이란 음식물의 독, 피 속의 독, 물의 독을 말하는 것이다. 매실은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고 강한 살균 효과가 있으므로 식중독, 배탈, 토사곽란 등을 예방,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중독이 잦은 여름철에 매실을 먹으면 조금 변질된 식품을 먹어도 살균이 되기 때문에 배앓이를 하지 않는다. 여행할 때 물을 바꿔 마셔서 발생하는 배탈과 여름철 도시락의 세균 발생도 매실을 함께 먹으면 안심이다. 일본 사람들은 매실장아찌를 반찬으로 자주 먹는다. 습기가 많은 기후 때문에 배탈이 잦으니 항균, 정장작용이 뛰어난 매실을 이용하는 것이다.
#더위 먹었을 때-오미자차
더위를 먹어서 땀이 줄줄 흐르고 설사를 할 때는 오미자를 이용하면 좋다. 지나치게 더운 날 장시간의 외부 활동으로 과도하게 땀을 흘린 후 온몸이 노곤해서 힘이 하나도 없고 유난히 목이 마르고 어지러운 증상이 발생하는데, 흔히 “더위 먹었다”고 표현한다.
건강한 사람은 2~3일 고생하면 금세 회복되지만 체력이 약하거나 노약자인 경우는 일주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기도 하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여름철에 더위를 먹었을 때는 오미자가 좋다. 오미자는 피로를 풀어주고 갈증을 없애며 땀과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 여름철에 잘 이용하면 약이 된다.
차가운 물에 오미자를 하룻밤 동안 담가두면 색이 곱게 우러난다. 이것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수시로 마시면 기운이 나고 몸도 가벼워진다. 또한 설사도 멎고, 식은땀도 잘 나지 않는다.
#식중독에 걸렸을 때-생강차
식중독 등으로 토하거나 물 같은 설사가 멎지 않을 때 생강이 효과적이다. 생강차를 마시면 좋고, 생강을 구워 먹어도 효과가 크다. 생강을 껍질째 사방 1㎝로 썰어 물에 적신 한지에 싸서 오븐이나 토스터에서 30분쯤 가열한다. 그런 다음 그대로 식혀 빻아서 가루 낸 것을 먹는다. 이때 먹는 양은 체중 10㎏당 0.1g의 생강가루가 적당하다. 하루 3번 정도 먹으면 식중독이나 설사 증상이 잘 가라앉는다.
또한 술을 마실 때 안주로 편강을 먹으면 과음으로 인해 속이 더부룩하고 설사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생강이 냉한 술기운을 중화시키므로 다음날 속이 빨리 편해지고 심하게 설사가 나는 일도 없다.
#열대야로 잠을 못 잘 때-마늘술
적당한 피로는 숙면을 도와주지만 극심한 피로가 쌓이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 머리가 무겁고 온몸이 찌뿌드드하며 업무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이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마늘이다. 마늘은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잠이 잘 오게 하며, 불면의 원인이 되는 심한 피로감을 없애준다.
적당한 알코올 섭취도 긴장을 완화시켜 주고 피로회복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므로 여름철 더위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마늘술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 자극이 강하므로 위장이 약한 사람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한다. 마늘 3쪽을 갈아 술 1컵을 붓고 10일 정도 두었다가 매일 1숟가락씩 마시면 된다. 자극이 강한 마늘술 대신 마늘을 프라이팬에 구워 먹어도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정이안 한의사
뱀독 입으로 빨면 감염
휴가철 여행지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하면 간단한 응급조치법이 유용하게 쓰인다.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한 후 도움을 받도록 한다.
▲물에 빠졌을 때=땅에서 손이나 지팡이, 나뭇가지, 로프 등을 이용해 구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환자가 의식을 잃거나 숙련된 구조요원일 때만 물속으로 들어가 환자를 끌고 나온다.
환자를 물 밖으로 끌고 나올 때는 구토할 때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의 머리가 가슴보다 낮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환자를 담요나 외투로 덮어주고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다. 경우에 따라서 인공호흡법이나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의식을 되찾으면 체온을 높이기 위해 젖은 옷을 벗기고 더운 음료수를 마시게 한 다음 의사에게 보인다.
▲벌레에 쏘였을 때=집게로 침을 뽑아낸 다음 통증을 없애고 부기를 막기 위해 냉찜질을 한다. 통증과 부기가 심해지면 병원을 가도록 한다.
뱀에 물렸을 때 환자를 눕히고, 가만히 누워있게 한 다음 필요한 경우 상처를 비누와 물로 잘 씻는다. 다친 부분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킨 다음 빨리 119 등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칼로 피부를 째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것은 오히려 감염만 일으킬 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햇볕에 오래 노출되어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두통, 어지럼증, 헛구역,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올 수 있다. 이때는 시원한 곳에 눕히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인다. 의식이 있으면 소금물을 먹인다. 물 1ℓ당 1티스푼의 소금을 넣으면 적당하다. 회복된 다음엔 의사에게 보이도록 한다.
▲쥐가 났을 때=발에 쥐가 날 때는 발의 앞꿈치로 서 있다가 경련이 사라지면 발을 주무른다.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무릎을 펴고 발을 등 쪽으로 꺾어주면 좋다. 그런 다음 근육을 주무른다. 허벅지에 생겼을 때는 뒤쪽이면 무릎을 쭉 펴고, 앞이면 무릎을 굽히면 좋아진다.
▲일사병일 때=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겉옷은 모두 벗긴 다음 찬물에 적신 천으로 덮어 체온을 낮춘다. 그런 다음 빨리 의사에게 보인다.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