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 물러나지만 대주주 책임·책무 다할 것”
정몽규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건설로 시작해 국민의 신뢰로 성장했으나 최근 광주에서 2건의 사고로 너무나 큰 실망을 드렸다"며 "아파트의 안전은 물론 회사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참담한 말을 금할 길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재 광주는 정부 기관과 힘을 합쳐 안전관리를 하면서 구조작업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히 실종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 대책에 대해선 "구조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수(기)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화정아이파크는 1, 2단지로 나뉘며 201동이 속한 2단지와 1단지 모두 각 4개동, 총 8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정몽규 회장에 말대로 라면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해당 201동뿐 아니라 전체 단지를 철거한 후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포함된다는 것.
정몽규 회장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좋은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전했다.
정몽규 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로 옮겨 23년 동안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의 신뢰를 지키고자 노력했는데 이번 사고로 그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지주사인 HDC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지주사 회장으로서 그룹 경영은 그대로 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의 일선 경영에서만 후퇴하겠다는 셈.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참사에 이어 7개월 만에 신축 중이던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대형 사고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광주뿐 아니라 수도권의 사업 수주 현장에서도 계약 해지 통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발생 후 지난 14일까지 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약 26% 하락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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