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동아시아축구연맹회장 유임…열정 넘쳐 긍정적 평가 지배적
대한민국 축구는 현대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몽규 회장은 현대가 3개 구단(전북 현대,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모두 거쳤으며 2011년부터 약 2년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지냈다. 2013년부터는 사촌형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뒤를 이어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평가가 엇갈리는 경영 활동과 달리 축구계에서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프로연맹 총재 당시 K리그의 숙원 사업이던 승강제를 구축했다. 취임 당시 16개 팀 단일리그로 운영되던 K리그는 2013년에는 22개 팀이 1, 2부리그로 나뉘어 확장했다.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우리나라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2연패, 2연속 올림픽 8강 진출, U-20 월드컵 준우승 등 연령별 대표팀에서 호성적이 나왔다. 하지만 정 회장 체제 첫 외국인 지도자였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 선임을 놓고는 큰 질타가 쏟아졌다. 정 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디비전 시스템(2부리그 이하 하부리그 구축)과 관련해서도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정몽규 회장은 2013년 회장 취임 이후 2016년 재선, 2021년 3선에 성공했다. 한 축구계 인사는 "정 회장에 대한 긍정 의견도 있지만 대안이 없다는 점도 3선에 큰 요인이 됐다"고 평했다. 재선과 3선 당시 정 회장은 단독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축구 행정가로서 정몽규 회장의 활동 중 지탄을 받는 부분도 있다. 그가 구단주로 있는 부산 아이파크 구단의 운영이다. 2010년대 들어 중하위권에 머물던 부산은 2015년 11위를 기록하며 승강플레이오프를 거쳐 2부리그로 강등됐다. 기업 구단 최초 강등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2부리그에서 네 시즌을 보낸 후에야 승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산의 1부리그 생활은 한 시즌을 넘기지 못했다. 승격 첫 시즌 1부리그 최하위로 다시 강등됐다.
정몽규 회장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지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파울루 벤투 남자 A대표팀 감독 선임을 앞두고선 40억 원을 축구발전 기금으로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에도 축구협회장에 오른 이후 30여억 원을 기부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축구계 한 인사는 "정 회장은 구단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쓸 정도로 K리그 구단주 중 구단 운영에 가장 관심이 많은 인물"이라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의 대한축구협회장 자리는 유임으로 일단락됐다.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는 회장이 중도 사퇴하면 60일 이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규정이 있다. 대체자 선임이 부담스러웠던 협회로선 한 시름 내려놓게 됐다.
앞의 축구계 인사는 현재 특수한 상황이 축구협회장 사퇴를 막았을 것이란 평을 내놨다. 그는 "올해는 월드컵(11월 개막)이 열린다. 현대산업개발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월드컵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축구협회장까지 사퇴한다면 부작용이 더 심할 것"이라며 "7월 개막이 예정된 동아시안컵도 정 회장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018년부터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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