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한산 자락의 동네 강북구 삼양동. 이곳 작은 골목 시장엔 이춘세 씨(70)와 양순덕 씨(66)의 가게가 있다. 신선한 생닭과 가마솥에서 튀긴 통닭을 파는 부부. 이 자리에서 장사한 지 무려 38년째다.
옛 방식 그대로 38년 된 석유 버너에 가마솥을 올리고 바삭하게 튀겨내는 부부의 통닭. 이 집 닭의 사이즈부터 심상치 않다. 보통 치킨은 9호짜리 닭을 사용해 튀겨내는데 부부의 가게는 12호짜리 닭을 사용해 양이 넉넉하단다.
지인의 가게를 인수해 기술을 배우긴 했지만 아무리 해도 맛있는 통닭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부부. 닭 특유의 냄새가 문제였단다.
이 누린내를 잡기 위해 염지하는 방법부터 바꿨단다. 처음엔 마늘과 소금 정도만 넣고 염지를 했지만 이제는 마늘, 생강, 소금, 양파를 갈아 3시간 정도 숙성해 준다. 덕분에 냄새나지 않고 짭짤하게 간이 잘 밴 닭이 된단다.
석유 버너의 센 화력으로 튀겨 유달리 더 바삭하다는 부부의 통닭. 매번 불을 때고 펌프로 바람을 넣어 불을 키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화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한 통닭의 비결이란다.
넉넉한 양과 맛에 반해 이 집 통닭 찾으러 온다는 사람들. 단골이 늘어난 건 당연지사다. 오랜 단골들은 특별한 일이 없어도 부부의 가게에 들른다.
닭을 사러 오기도 하지만 아내 순덕 씨를 보러 온단다. 15년 전 유방암을 판정받았다는 아내 순덕 씨. 항암 치료를 하면서도 통닭을 파는 아내를 보며 남편 춘세 씨는 자기가 고생 시켜 그런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단다.
아플 때나 암을 완치한 지금이나 여전히 뜨거운 기름 앞에서 통닭을 튀기는 아내. 세월을 돌릴 수 있다면 아내에게 절대 이 일을 시키고 싶지 않은 남편이다.
한편 이날 '백반 명인 이종임'에서는 봄 전령사 한상을 차려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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