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불안 룸 접대녀들 대거 노래방으로…룸 업주들 벌금 적은 노래방 열고 코시국 막판 버티기
거듭된 집합금지명령에 이은 영업시간 제한으로 시름하는 유흥업계에 최근 큰 변화가 하나 감지되고 있다. 잘나가던 강남 룸살롱이 한풀 꺾이고 노래방이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다소 엉뚱하다.
#요즘 노래방 완전히 달라졌다
“갑자기 노래방이 완전 달라졌다. 노래방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가지만 솔직히 노래방 도우미는 룸살롱 접대여성하고 차이가 크다. 룸에서 일하다 퇴출된 여성들이 노래방 도우미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심지어 아줌마가 나오는 노래방도 있고. 그런데 요즘 완전히 달라졌다. 강남 고급 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여성들이 많다. 그만큼 가격도 올라갔지만 룸살롱보다 단속 우려도 적다.”
사업을 위해 접대 술자리가 많은 한 40대 사업가는 요즘 노래방 예찬론자가 됐다. 아무래도 접대에선 격이 중요해 룸살롱, 그것도 최고급 룸살롱만 찾아다니는 편이었는데 그가 요즘에는 노래방이 대세라고 강조한다. 2차로 노래방에 가자고 하면 꺼려하던 접대 대상들도 강권해서 데려가면 너무 좋아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1년 연말부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과연 사실일까. 강남 유흥업계 관계자들에게 문의해보니 실제로 그런 변화가 감지됐다. 영업시간이 밤 9시에서 10시, 11시로 거듭 늘어나는 추세지만 룸살롱 등 유흥업계 입장에선 여전히 불만이 많다. 자정을 중심으로 새벽 시간까지가 피크인 유흥업소 입장에선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이기 때문이다. 영업제한 시간 이후 문을 닫고 불법 영업을 이어가지만 경찰 단속이 거듭 강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돼 룸살롱에서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위태로워진 접대여성들이 최근 대거 보도방 업체들을 통해 노래방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아예 룸살롱 업주가 노래방을 인수하거나 빌려서 불법 영업을 하는 사례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간판만 노래방이지 영업 실태는 고급 룸살롱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단속 당할 거라면 최대한 가볍게
이런 변화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단속에 대한 우려다. 물론 롬살롱만 불법 영업 단속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영업 제한 시간을 넘겨 문을 닫고 영업을 하던 노래방이 단속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경찰 단속은 노래방보다는 룸살롱 위주다. 결정적으로 단속을 당할지라도 노래방이 룸살롱보다 처벌이 가볍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업 제한 시간에 불법 영업을 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데, 이는 과태료가 아닌 벌금형으로 형사처벌이다. 또한 영업정지나 영업취소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벌금 액수가 크지 않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는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진 않는다. 그러다 보니 룸살롱과 노래방 등에서 불법 영업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한 번 단속당한 업소가 며칠 뒤 불법 영업으로 또 단속되는 일도 흔하다.
처벌 기준은 룸살롱과 노래방이 동일하지만 아무래도 벌금이 룸살롱보다 노래방이 적게 나온다는 게 강남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실 더 무서운 것이 영업정지나 영업 인허가 취소다. 어차피 불법 영업이라 영업정지를 당해도 계속 불법 영업을 이어가는 업소가 적지 않지만 서서히 코로나19의 끝이 보이는 시점이라는 게 중요한 변수가 됐다.
요즘 유흥업계는 당장 힘들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지만 오미크론 대유행이 끝난 뒤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어 정상 영업이 가능해진 시점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그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때 영업정지를 당하면 정상 영업이 가능해져도 당장 문을 열지 못해 업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단골손님들을 모조리 다른 룸살롱으로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영업정지를 당해도, 행여 인허가가 취소될지라도 타격이 크지 않은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끝날 때까지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룸살롱 업주들이 많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접대여성들도 룸살롱보다 노래방 선호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강남 룸살롱 업계에서 잘나가는 접대여성들이 대거 노래방 도우미로 변신했다. 오히려 노래방 열풍이 오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접대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강남에서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아무래도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보다 노래방은 인테리어 등 시설도 별로이고 룸 크기도 작다. 그러다 보니 룸살롱보다 룸에서의 술자리는 훨씬 짧은 편”이라며 “접대여성들 입장에선 룸에서 술 접대하는 시간이 줄어서 좋고 그만큼 2차를 뛸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아진다. 술 접대로 받는 룸 TC(공간에 정해진 서비스 요금)보단 2차로 버는 돈을 더 중시하는 접대여성들이 더 많아 요즘 노래방 시스템이 더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설명한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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