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서스GS300 | ||
최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종은 BMW와 렉서스다. 이들 차종은 한해 평균 수천대씩 국내시장에서 팔릴 정도로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차량들이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미국시장에서도 국내에서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을까. ‘아니오’라고 100% 단정 짓기엔 해당 차종회사들의 억울함이 있겠지만 적어도 국내수입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차종들이 오늘날 미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소비자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잡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호에서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자동차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기대치에 대한 종합적 분석결과를 다뤘다.
<컨슈머리포트> 최근호는 올해 새로 출시됐거나 리모델링된 차종에 대한 신뢰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과는 다소 상반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가장 실망스러운 차종’ 중 첫 번째로 BMW530i가 선정된 것이다.
BMW530i는 BMW530의 리모델링 차종으로 현재 미국에서 시판중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공개한 연간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BMW530은 국내시장에서 지난 3년간 최고의 차종으로 자리잡아왔다. 지난 2002년엔 국내시장에서 9백95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율 2위를 기록했으며 2003년엔 1천1백7대로 국내시장 수입차 판매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9백57대 판매로 렉서스의 두 차종에 이어 국내시장 판매 3위를 차지했다. 지난 3년간 BMW530을 포함한 BMW차종은 국내시장에서 총 9천5백여 대가 팔렸다. 국내 소비자들이 한해 평균 3천 대 이상의 BMW를 사들이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BMW530의 개량형인 BMW530i에 대한 <컨슈머리포트>의 평가는 냉담했다. BMW530 시리즈가 지난 2년간 미국시장에서 우아함 안락함 편안함 등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컨슈머리포트>는 개량형 모델인 BMW530i의 운전대 조작이 불편해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W 시리즈의 특징인 iDrive(운전석과 조수석에서 간단한 스위치 동작을 통해 차량 내부의 다양한 편의장치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 시스템은 BMW530i에 와선 그 복잡함 때문에 운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장치로 지목받았다. 한마디로 ‘운전하기에 불편한 차종’이라는 혹평을 한 셈이다.
BMW와 더불어 국내에서 절찬리에 판매된 수입차종은 렉서스다. 지난 2002년 국내 수입차 판매율 1위와 5위를 렉서스 모델이 차지했으며 2003년엔 2위, 3위, 5위, 6위를 렉서스 모델이 휩쓸었다. 지난해엔 렉서스 ES330과 렉서스 LS430이 수입차 판매율 1, 2위를 차지해 명실상부한 국내수입차 시장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3년간 국내시장에서 팔린 렉서스만 합쳐도 1만2천 대가 넘는다. 한 해 평균 4천 대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팔리는 것이다.
▲ BMW530i | ||
국내에서 호평받는 차종 중 하나인 폴크스바겐의 SUV모델인 투아렉이 악평을 받은 것도 눈길을 끈다. 투아렉은 포르셰의 카이엔과 쌍둥이 모델이라는 점에서 지명도가 높았다. 하지만 미국쪽 자동차 평가단에선 투아렉이 상대적으로 실내공간이 좁고 차체가 무거운 점, 그래서 연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국내수입차 시장을 주름잡는 BMW와 렉서스가 혹평을 받은 반면 닛산 프론티어와 인피니티 M35, 메르세데스 벤츠 SLK, 캐딜락 STS 등이 권장할 만한 모델로 선정됐다.
한편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가장 개선된 모델 분야에서 기아 스포티지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스포티지는 국내에선 현대 투싼의 자매모델이지만 미국에선 기아 스포티지의 후속모델로 통한다. 미국시장에서 시판되던 기존의 스포티지 모델이 운전할 때 안락하지 못했고 내부공간의 비효율적 배치 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졌던 반면 스포티지 새 모델은 이런 단점들을 완벽하게 개선했다는 평이 보인다. 미국시장에 나와 있는 SUV차량 중 가장 소음이 적고 편안한 차량으로 올해 출시된 스포티지 새 모델이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기아에서 생산하는 또다른 SUV 차량 쏘렌토는 저평가를 받았다. 특히 기아 쏘렌토 LX는 연비 부문에서 ‘가장 효율성이 떨어지는 SUV 차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가족형 세단(Family Sedan)의 연비 부문에선 현대의 XG350이 스바루 레거시와 더불어 최하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XG350을 대체하는 차종인 현대 아제라(Azera, 미국 수출형 그랜저 TG)는 현재 미국 가족형 세단 시장을 주름잡는 도요타 아발론과 좋은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